中 비밀경찰서 의심 '동방명주' 대표 왕해군씨, 의혹 전면 부정… "적법한 식당 운영""시나리오 조종은 미국과 친미 세력… 한중 우호 관계, 제3세계 갈라놓는 행위" 주장
  • ▲ 중국 비밀경찰서 거점으로 지목된 국내 중식당 '동방명주' 대표 왕해군씨가 31일 오후 '유료 설명회'를 통해 발언하고 있다.ⓒKBS 실시간 방송 캡처
    ▲ 중국 비밀경찰서 거점으로 지목된 국내 중식당 '동방명주' 대표 왕해군씨가 31일 오후 '유료 설명회'를 통해 발언하고 있다.ⓒKBS 실시간 방송 캡처
    중국 비밀경찰서 거점으로 지목된 국내 중식당 '동방명주' 대표 왕해군씨(王海軍·44)가 '유료 설명회'를 통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특히 해당 의혹이 일어난 데 대해서는 '미국'과 '친미세력'이 배후 세력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반중 정서를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기자회견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네티즌 사이에서는 "해명이 의심만 더 키웠다"는 반응이 나타났다.

    왕씨는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방명주 식당에서 약 4시간에 걸친 '비밀경찰서 진상규명 설명회'를 통해 "동방명주는 중국 음식 문화를 한국에 알리고,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된 정상적인 식당"이라고 말했다. 해당 업체 등이 정식 계약을 통해 적법하게 운영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왕씨는 "동방명주를 설립한 후 중국 정부에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먼저 신청을 해, 중국 국무원이 허가한 최초의 '해외 중식 번영 기지'가 됐다"며 "이를 통해 지원이 이뤄져 해외 연수, 다양한 문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왕씨는 중국 정부의 지원은 인정하면서도 영사관을 통한 자금 지원 의혹은 부인했다. "한국에서 오해하는 것처럼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이 아닌 해외 연수, 요리사 파견이나 관리 도움, 기술 지원 등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왕씨는 지난 29일 첫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동방명주의 '실질 지배인'이자 서울화조센터(OCSC) 주임, HG문화미디어 대표, 한화(韓華) 중국 평화통일 촉진 연합총회 주임 등을 맡고 있다며 여러 직책을 소개한 바 있다.

    왕씨는 중국 비밀경찰서와의 연결고리로 지목받는 OCSC에 대해서는 "질병 등 돌발적 상황으로 (한국에서) 사망하거나 다친 중국인이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라며 "중국 유학생이 길에서 정신질환 문제가 발생했는데 서울 강서경찰서와 OCSC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유학생의 송환 절차 등 관련 질문이 나오자 OCSC의 '집행주임'이자 '상무부회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여성은 왕씨가 마이크를 넘기자 "이 일을 직접 해결했었고, 한국 병원과 한국 경찰서와 직접 연계해서 해결을 했기 때문에 어떻게 연결됐는지, 방법과 연락처를 다 공개할 수 있다"는 답변으로 갈음했다.

    왕씨는 OCSC가 실질적으로 영사 업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영사관의 활동을 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뿐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중국 교민이 한국 사회에 좀 더 빨리 적응하기 위해 돕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또 새해 첫날부터 식당 영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 비밀경찰 논란으로 인한 것이냐는 의혹에는 "식당이 한강 위에 떠 있는 수상 구조로, 식당이 들어선 선박 안전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박이 수리되는 동안 서울 중구 명동성당 인근에 새로운 식당을 열고 운영할 계획"이라며 "동방명주 사무실은 현 소재지 건물 2층에 그대로 둘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왕씨가 대표로 있고 국회 앞 건물에 위치한 HG문화미디어가 사실상 우리나라 첩보를 중국에 전달하는 곳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HG문화미디어 뉴스 보도와 토크쇼, 교육 프로 등을 제작해 생중계나 녹화방송으로 한국 소식을 중국에 전하고 있다"라며 "CCTV 등에 영상을 제공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왕씨는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동방명주 등이 중국의 비밀경찰서라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그 배후로 '미국'과 '친미세력'을 꼽았다. 왕씨는 "친미세력 대 친중세력"이라는 표현도 썼다.

    왕씨는 "비밀경찰 시나리오의 궁극적인 목적은 악마의 손길을 통해 한국 언론을 통제하는 것"이라며 '미국'을 지목했다. 이어 "한국 국민 여러분의 반중 정서를 유도하고 있으며 최종 목적은 친중 역량을 무너뜨리고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중국과 한국이 그동안 쌓아놓은 우정을 갈라놓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대체 누가 어떻게 여론을 통제하고 이런 막강한 힘을 통해서 정치를 조롱하고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일까"라며 "이것은 미국의 시나리오지만, 미국의 각본이지만 누가 이것을 지금 이행하고 있는지는 여러분들이 판단해야 할 몫"이라고 했다. 또 "한국 현지 사회를 분열시키고 한 나라를 통제함으로써 제3세계 나라들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라고도 주장했다.

    '미국'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서는 "중국 비밀경찰서 이슈가 지금 한국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2년 정도 해외에서는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였다"라며 "스페인에서 먼저 중국비밀경찰서 의혹을 제기했고 그 다음 영국, 미국, 프랑스, 곧이어 열 몇 개 국가들도 중국 비밀경찰서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국가들 보면 대부분 친미 국가들이다. 반중 정서가 매우 강하고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 맺지 않고 있으며 중국뿐만 아니라 제3세계도 배척하고 있다"라며 "그래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꼭 완벽하게 미국 혼자다, 라기 보다는 친미 세력"이라고 했다.

    왕씨는 "(한중) 양국의 경제 총량은 매우 규모가 크고 지리적으로 가깝고 곧이어 코로나 여파가 잠잠해지면 관광업과 경제도 다시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며 "양국의 관계는 더욱더 끈끈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오늘 직접적으로 '나는 비밀경찰서다, 아니다'라는 말을 언급하지 않았다"라며 "이는 한국 국민들이 판단할 몫이고 집행기관의 합법적인 절차를 따라서 모든 것을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왕씨는 자신을 "중국 애국자"라고 소개하며 국내 사드 반대 운동 이력에 대한 해명도 이어갔다. 그는 한국의 불교협회도 함께 했던 점을 피력하면서 "저희 단체만 한 게 아니라 한국의 불교협회와 함께 한 것이고, 늘 자발적으로, 중국 정부와 아무 연관 없이 행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방명주와 관련해 '음식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 등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왕씨는 "동방명주는 원래 중국 관광객을 상대로 불고기를 제공하는 음식점이었고, 짜장면을 서비스로 제공하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