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당원 70% : 여론조사 30% → 당심 90% : 여론조사 10%… 룰 변경 논쟁"역선택 막아야" 일부선 '당심 100%' 주장… MZ세대 겨냥 한동훈 등판설 눈길12월9일 정기국회 종료 이후 전당대회 논의… 이달 중 일정·룰 정해질 듯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종현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내년 '2~3월'에 열리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이른바 '룰의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친윤(親尹)계를 중심으로 당원투표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거론되며, 일각에서는 당원투표 100%로 역선택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대표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규정을 두고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는 한목소리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중반 출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당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젊은 피'인 한동훈 법무부장관 차출론에 불을 붙였다.

    與, 정기국회 종료 후 전당대회 논의 착수

    5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12월9일 정기국회가 종료된 후 전당대회 관련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잡았다. 내년 3월12일 임기가 끝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연장하지 않고 그에 앞서 새 지도부를 꾸린다는 것이 목표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국회 최대 현안인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마무리한 후에 전당대회 논의를 개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오늘 전대 문제를 두고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공정과 상식, 정의의 가치를 바탕으로 MZ세대, 미래세대의 새로운 물결에 공감하는 지도부가 탄생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예산국회가 끝난 후 빠르면 이달 말까지, 늦어도 신년 초까지는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하면서 룰 개정작업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당심 7 : 여론 3→ 9 : 1로 변경 목소리에 벌써 파열음

    국민의힘 대표 선출 규정 43조에 따르면, 선거인단(책임당원·일반당원 등)의 유효투표 결과 70% 여론조사 결과 30%를 반영해 최다득표 후보를 당대표로 결정한다. 친윤계 일각에서는 이 비율을 당심을 늘려 '7 대 3'에서 '9 대 1'로 개정하자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가 맞으냐고 묻는 '역선택 방지조항'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도 요구한다. 

    한 친윤계 초선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당비를 내는 당의 주인인 사람들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마땅히 '윤심'을 대변하는 유력한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친윤계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는 않다.

    또 다른 친윤계 의원은 "민주당이 (당원투표 비율을) 9 대 1로 해서 망한 것 아니겠느냐"며 "역선택 방지조항도 완벽하게 역선택을 막을 수 있으면 좋은데,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으냐.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말하고 투표하는 민주당 지지자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당원투표 100%로 당대표를 선출하자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통화에서 "전교 회장선거 할 때 다른 학교 여론을 듣느냐"며 "당원투표 100%면 의혹이라든지, 역선택이라든지 시비가 없을 것이다. 9 대 1 비율도 의미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땅한 주자 없자 '젊은 피' 한동훈 등판설 솔솔

    친윤계의 대표주자가 나서지 않자 한동훈 장관 등판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만찬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윤심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그러나 김 의원이 유승민 전 의원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 아니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가 최근 이준석 전 대표 체제 이후 젊은 세대에게 다가갈 만한 사람을 당대표의 조건으로 언급하자 한 장관의 여의도 입성을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장관은 1973년생으로,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1959년)·윤상현(1962년생)·안철수(1962년생)·조경태(1968년생) 의원과 나경원(1963년생)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유승민(1958년생) 전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피'에 속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시 수성대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차기 당대표와 관련해 "민주당 지역구 의석의 절반이 수도권인 만큼 수도권에서 대처가 되고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당대표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당권주자를 모두 거론하며 "(당원들) 성에 차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수도권인 인천에서 4선을 한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국민의힘은 바로 이런 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맞장구쳤다.

    주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5일 국회에서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다. 일반론을 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수도권에서 선거 승리를 견인해낼 수 있는 분,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고 현재 (우리가) 어려움을 겪는 MZ세대에게 호응을 받을 수 있고 미래를 설계하실 수 있는 분, 공천 관리를 민심에 맞게 합리적·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분, 이런 조건을 갖추거나 가까이 있는 분이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