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8일 최고위서 '4선 노웅래' 압수수색 관련 언급 없어정진상 압수수색 땐 "검찰, 훌륭한 소설가 되기 쉽지 않겠다"김용 압수수색 땐 눈물 흘리며 "정당사 역사에 참혹한 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을 겨냥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침묵했다. 

    이 대표는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에 눈물을 흘리고, 2급 당직자에 불과한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압수수색엔 검찰을 소설가에 비유하며 맹비난 했다. 

    그랬던 이 대표가 4선 중진 노 의원을 향한 검찰 수사엔 한마디 언급 없이 무관심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0·29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참사 희생자를 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각별한 배려, 또 각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빈손 외교'라고 비판하는 등 민생 관련 발언은 있었지만 노 의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검찰이 정진상 실장을 향한 수사를 본격화하자 이 대표는 "검찰이 훌륭한 소설가가 되기 쉽지 않겠다"라며 검찰을 맹비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노 의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 것과 관련 "다른 이유는 없다"면서도 "야당 중진 의원에 대한 정치 탄압인지는 저희들이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로 노 의원의 자택과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노 의원 자택에서 3억원대 현금 뭉치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측근인 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적극 방어하던 것과 달리 노 의원 수사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19일 검찰이 김 부원장의 사무실이 있는 민주당사를 압수수색하자 의원들에게 비상동원령을 내렸던 민주당은 노웅래의원실 압수수색에는 사실상 방관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김 부원장의 사무실을 다시 압수수색을 시도할 때 당사 앞을 찾아가 "야당 중앙당사 침탈이라는 대한민국 정당사 역사에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또 민주당은 정 실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며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11차례 입장문을 냈지만 노 의원 수사에 대한 입장문은 검찰 압수수색이 있던 16일부터 18일까지 단 1개의 논평만 냈다. 노 의원이 검찰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할 때 그의 곁을 지킨 민주당 의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당 내에서는 지도부와 대변인단의 이중 잣대에 불만이 고조된다. 4선 중진 의원을 겨냥한 검찰 수사는 외면하다시피 하면서 이 대표의 측근 비호에 총력을 기울이는 게 '이재명 사당화'가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잣대가 두 개여서는 안 된다. 검찰 수사에 대한 당의 이중 잣대는 문제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7일 한 방송에서 검찰의 정 실장 구속영장 청구에 비판 논평을 낸 같은 당 한민수 대변인을 향해 "정진상 실장의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논평을 낸 것인가"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 가운데 착오가 있었다며 그의 말을 "10·29 참사 희생자의 지인들이 참사 희생자를 따라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로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