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8일 최고위서 '4선 노웅래' 압수수색 관련 언급 없어정진상 압수수색 땐 "검찰, 훌륭한 소설가 되기 쉽지 않겠다"김용 압수수색 땐 눈물 흘리며 "정당사 역사에 참혹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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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을 겨냥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침묵했다.이 대표는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에 눈물을 흘리고, 2급 당직자에 불과한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압수수색엔 검찰을 소설가에 비유하며 맹비난 했다.그랬던 이 대표가 4선 중진 노 의원을 향한 검찰 수사엔 한마디 언급 없이 무관심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이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0·29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참사 희생자를 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각별한 배려, 또 각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후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빈손 외교'라고 비판하는 등 민생 관련 발언은 있었지만 노 의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검찰이 정진상 실장을 향한 수사를 본격화하자 이 대표는 "검찰이 훌륭한 소설가가 되기 쉽지 않겠다"라며 검찰을 맹비난했다.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노 의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 것과 관련 "다른 이유는 없다"면서도 "야당 중진 의원에 대한 정치 탄압인지는 저희들이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검찰은 지난 16일 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로 노 의원의 자택과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노 의원 자택에서 3억원대 현금 뭉치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민주당은 이 대표의 측근인 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적극 방어하던 것과 달리 노 의원 수사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지난달 19일 검찰이 김 부원장의 사무실이 있는 민주당사를 압수수색하자 의원들에게 비상동원령을 내렸던 민주당은 노웅래의원실 압수수색에는 사실상 방관했다.이 대표는 검찰이 김 부원장의 사무실을 다시 압수수색을 시도할 때 당사 앞을 찾아가 "야당 중앙당사 침탈이라는 대한민국 정당사 역사에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또 민주당은 정 실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며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11차례 입장문을 냈지만 노 의원 수사에 대한 입장문은 검찰 압수수색이 있던 16일부터 18일까지 단 1개의 논평만 냈다. 노 의원이 검찰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할 때 그의 곁을 지킨 민주당 의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당 내에서는 지도부와 대변인단의 이중 잣대에 불만이 고조된다. 4선 중진 의원을 겨냥한 검찰 수사는 외면하다시피 하면서 이 대표의 측근 비호에 총력을 기울이는 게 '이재명 사당화'가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잣대가 두 개여서는 안 된다. 검찰 수사에 대한 당의 이중 잣대는 문제라고 본다"고 꼬집었다.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7일 한 방송에서 검찰의 정 실장 구속영장 청구에 비판 논평을 낸 같은 당 한민수 대변인을 향해 "정진상 실장의 혐의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논평을 낸 것인가"라고 직격하기도 했다.한편, 민주당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이태원 참사 관련 발언 가운데 착오가 있었다며 그의 말을 "10·29 참사 희생자의 지인들이 참사 희생자를 따라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있다"로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