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주민센터에 전화 빗발쳐… "신원확인 어려운 상황"실종자 가족들, 곳곳서 눈물 흘리고 오열… 연락만 기다리고 있어오전 12시 기준 '이태원 참사' 실종신고 2642건으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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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튿날인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앞에서 유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오열하고 있다. ⓒ진선우 기자
간밤에 일어난 '이태원 압사 사고'로 2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정확한 신원파악 및 병원정보가 알려지지 않아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만 커지고 있다.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에는 30일 오전 내내 자녀와 친구 등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화와 별도로 신원확인을 위한 실종 신고 접수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실종자 가족들은 방문·전화 접수 등을 통해 주민센터 직원들에게 실종자의 나이, 인상착의, 연락처를 밝힌 뒤 지하 1층(대강당) 대기실에서 경찰과 병원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전날 실종자들이 인파가 뒤엉키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나 신분증 등을 분실한 경우가 많아 주민센터 직원들도 문신과 피어싱 유무로 특이사항을 상세히 물어보며 신원파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실종접수 건수가 실시간으로 공유되지 않고, 병원과 경찰·소방서 등에서 각각 집계된 인원 수가 겹쳐 누적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또 외국인 실종자의 경우 따로 통역관이 배치되지 않는 등 내국인 실종자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 ▲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앞에서 한 유가족이 신원확인이 늦어지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본 사진은 당사자의 허락을 얻고 촬영·게재했습니다]. ⓒ진선우 기자
자녀·친구 소식 찾아 나선 가족들… "아직 생사 여부도 몰라"한남동주민센터에서 만난 유가족 정모씨(91년생 조카 실종)는 "오늘 아침 교회에서 예배드리다가 실종 연락을 받고 급히 왔다"며 "직접 이곳에 오니 공무원들은 아무 내용을 모른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이어 정씨는 "직접 수소문해서 J병원에 안치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유족들에게 어느 병원인지, 어떤 상황인지 명단을 공개해 알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스리랑카 국적의 C씨(36)도 사고 문자를 받고 새벽부터 주민센터를 찾아 친구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C씨는 "친구와 평소 매일 연락하던 사이인데, 어제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스리랑카 가족들도 많이 걱정하고 있으며, 아직도 신원확인을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신원을 확인하고 지하 대기실을 나선 한 중년 남성은 하늘을 보고 오열하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자녀로 보이는 함께 온 젊은 남성과 여성이 가족의 손을 붙잡거나 등을 다독이며 위로하는 모습도 보였다.지하1층 대기실에는 접수를 마친 3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이 듬성듬성 앉은 채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한편 오전 12시 현재까지 실종 접수는 393건으로 파악됐으며, 사건 추정시간인 전날 05시 30분 이후 누적합계는 2642건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