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판교AMC 대표 "2014년 이재명 재선에 유리한 댓글 달도록 지시" 진술검찰, '지지 댓글 독려' 수사 범위에 이재명 지시·관여 있었나 여부도 포함
  • ▲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천화동인4호 실소유주인 남욱 변호사가 회사 직원들을 동원해 2014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에 도움 되는 온라인 댓글을 달게 했다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8억여 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민간사업자들과 함께 이 대표 측 선거운동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정도의 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보인다.

    23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지난 4일 남 변호사와 전 판교AMC 대표 겸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 사내이사 A씨를 소환해 이 같은 사실을 확보했다.

    판교AMC는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인 2009년 자금관리와 사업설계 등을 위해 남 변호사를 비롯한 정영학 회계사, 정재창 씨가 모여 설립한 시행사이며,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는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만든 자산관리사(PFV)다. 즉 이 두 회사는 성남의뜰(시행사)과 화천대유자산관리(자산관리사)의 전신인 셈이다.

    검찰 조사에서 A씨는 "2014년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시장 재선에 나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질적인 회사 공동 소유주였던 남 변호사가 당선에 도움이 되는 취지의 댓글을 달도록 직원들에게 시켰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다른 직원 B씨로부터도 "남 변호사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유리한 댓글을 달아 달라고 해 몇 번 인터넷에 댓글을 단 적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특히 남 변호사는 당시 직원들에게 "가족들에게도 '이재명을 뽑아야 한다'는 취지의 댓글을 달라고 부탁해 달라"고 주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검찰은 당시 판교AMC 직원들이 이용한 포털 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댓글을 달았는지 추적하고 있다. 앞서 직원들은 "오래 전 일이라 정확히 어디에 댓글을 달았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현재 검찰은 대장동 개발 특혜 등을 얻고자 남 변호사가 이 대표 측에 정치자금을 건넨 것을 포함해 선거운동까지 도울 정도로 유착관계가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온라인 지지 댓글 독려에 이 대표 측의 지시나 관여가 있었는지 여부도 검찰 수사 범위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지난 9월 남 변호사와 유동규 전 본부장 등을 부패방지법 위반으로 기소한 공소장에도 이들이 "성남시장 재선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취지로 대화를 나눴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공소장에는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민간 개발사업자들로부터 돈을 받기 시작할 무렵인 2013년 남 변호사에게 '부동산 개발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시장의 재선이 중요하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한 몸이고, 내년 선거에서 이재명 시장을 어떻게 당선시킬 것인지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