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이XX' 발언에 정치권 시끌… 대통령실 해명에도 역부족이재명 "국민이 굴욕감"… 국민의힘 "이재명 그럴 자격 있나" 맞불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발언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해명이 논란을 더 확산시키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개·돼지인가"라며 총공세를 펼쳤고, 국민의힘도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통령실 해명에 귀를 의심"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에 따른 대통령실의 해명과 관련 "국민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 그리고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며 "제 경험으로는 길을 잘못 들면 되돌아 나오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오며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 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브리핑을 통해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이고,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가리킨 언급이라고 해명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무려 13시간 만에 내놓은 것은 진실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라며 "굴욕, 빈손외교도 모자라 욕설 파문으로 국격을 깎아내리더니 급기야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분노케 했다"고 개탄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해명에 국민은 귀를 의심하며 경악했다"며 "저도 백 번 들은 것 같다.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며 청력시험 한다는 질타가 온라인에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결국은 대한민국 국민 5000만 명을 무슨 난청이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회를 향해서는 '이 XX' 이렇게 해도 되느냐"고 되물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불러온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이XX'면, 윤석열 대통령을 '저XX'라고 해도 좋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김선우 민주당 의원은 "이 XX들 중 한 사람으로서 유감"이라고 비아냥댔고,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의 격인데, 이 해명으로 도대체 뭐가 해명되느냐"고 꼬집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외교무대에서 욕설로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돼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어이없는 변명을 내놓고 있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오기만 가득 찬 대통령"이라고 직격했다.
  •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이재명, 언어의 품격 논할 수 없어"

    논란이 거세지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 후 "그 용어가 우리 국회를, 우리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전후 발언의 경위나 정확한 내용에 대해 정보가 없다"며 "내일 귀국을 하시니까 그때 자세한 것이 나오지 싶은데, 그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못한 상태에서 제가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해명을 믿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 우리가 뉴욕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라며 대통령실을 옹호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도리어 이재명 대표를 겨냥 "정치권에서 언어의 품격을 논할 수 없는 단 한 사람을 뽑자면 바로 이 대표"라며 "그야말로 '욕로남불'"이라고 반격했다.

    권 의원은 "자신의 형과 형수를 향한 인격 말살 수준의 언어를 생각해보라"며 "대선 때 이재명 후보는 욕설 비판에 눈물을 흘리며 '상처 그만 헤집어 달라'고 호소했다"고 꼬집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도 "이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됐으면 예전 욕설 영상에 외국어 자막까지 달려서 전 세계적 화제가 됐을 것"이라며 "'낄낄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라)'라는 단어가 있다. 제발 낄낄빠바 하시라. 지금 이 대표가 나설 때인가"라고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