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단둥세관, 운송업체들에 “북한 오갈 화물트럭 검사 및 등록 받는다”며 서류 제출 공지北무역회사들 외화 확보 혈안… 日전문가 “코로나 종식, 中과 육상운송 재개 염두에 둔 듯”
  • ▲ 코로나 대유행 이전 중국과 북한 간 육상운송이 정상적이던 시절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코로나 대유행 이전 중국과 북한 간 육상운송이 정상적이던 시절의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과 북한 간 화물열차 운행이 오는 9일 재개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달 하순에는 화물차량 운행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中 단둥 무역회사 대표 “이달 하순쯤 中北 화물트럭 운행 재개”

    방송에 따르면, 중국 단둥시 세관은 중국 운송업체들에 북한으로 화물을 운송할 차량을 등록하라고 공지했다. 

    공고문은 “북한을 출입국할 운송업체들과 차량을 등록하기 위한 검사를 할 것”이라며 사업자등록증·도로운송면허증과 컨테이너트럭 인증서 등 6가지 서류를 이메일로 담당자에게 보내고 8월 3일과 4일에는 화물차량을 편성하라고 명시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회사 대표는 방송에 “중국과 북한이 화물트럭을 이용한 육로운송 재개에 합의한 것으로 안다”면서 “중국 세관이 운송업체에 이 소식을 전하고 차량 등록 수속을 밟으라고 공지했다. 단둥시 운송업체들은 차량을 확보하기 위해 외지로 나간 화물트럭을 급히 불러들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하지만 트럭들이 급히 단둥시로 돌아올 수 없는 여건을 고려하면 중국과 북한 간 화물차량 운행은 빨라야 이달 하순쯤 재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에 따르면, 이번 화물트럭 운행은 중국 측 트럭만 해당한다. 방송은 “하지만 화물트럭 운송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북한 트럭의 운행 재개 가능성도 엿보인다”며 “과거 북중무역이 활발했을 때는 중국과 북한 화물트럭이 하루 300~400대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또한 단둥 무역업자들 사이에서 9일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며 “이번에 운행을 재개하는 화물열차는 한 차량에 두 가지 종류 이상의 화물 적재를 금지하며 화차 한 량을 다 채우지 못해도 운송요금은 다 내도록 한 것으로 안다”는 현지 무역업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北무역회사들 외화 확보 혈안… 북한 내 거래 환율도 급등

    이처럼 중국과 무역이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신의주를 비롯한 지방 소재 북한 무역회사들은 외화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2년 넘게 북중 국경이 봉쇄된 뒤 북한 내부적으로도 외화가 크게 부족한 상황이지만 무역회사들은 중국에서 들여올 물품을 확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외화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일본의 북한전문매체가 전한 소식도 소개했다.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의 지방 무역회사들이 외화 모으기를) 진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다”며 “북한에서는 중국에서 수입한 물건을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팔고, 그 중에서 얼마를 국가에 바치고 어디에 어떤 물자를 유통하는가에 관한 실무를 무역회사가 하는데 이번에 수입하는 물건은 외화로 결제해야 살 수 있어 (외화)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로 대표는 이처럼 북한에서 외화 확보에 열을 올리다 보니 최근 함경북도와 양강도 등에서는 북한돈에 따른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환율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환율은 북한돈 7900원에 1달러, 북한돈 900원에 1위안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이는 (북한에서) 외화가 다시 귀해지고 있다는 뜻으로, 환율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면서 과거 (최고치인) 달러당 8000원대 초반, 위안화당 1200원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측이 먼저 운행 재개 요청… 최근 코로나 종식도 이를 염두에 둔 것”

    북한이 먼저 화물열차와 화물트럭 운행 재개를 중국 측에 요청한 것을 두고 지로 대표는 “그만큼 북한 사정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면서 “북한당국이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발표한 배경에도 화물열차와 화물트럭 운행 재개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로 대표는 북한이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이제 코로나가 많이 줄었다, 무역에 크게 신경 안 써도 된다는 신호를 중국에 보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환자가 늘어날 때마다 무역이 중단되고 물자 왕래가 중단되면 북한이 입는 경제적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지로 대표는 “북한이 ‘위드 코로나’를 결심했으니 언젠가 결단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한편 방송은 “북중 간 교역 재개 분위기를 반영하듯 단둥시도 거의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다”면서 현재 단둥시에서는 외출과 경제활동도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심양-다롄 간 고속철도와 고속버스 운행도 재개됐고 단둥공항에서도 일부 노선이 운항 중이라고 한다.

    방송은 “현재로서는 단둥과 신의주 외 다른 지역에서 무역 재개에 관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나진선봉·혜산 등 다른 도시도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중국과 무역을 재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조금씩 관련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향후 양국 국경이 조금 더 열릴 가능성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