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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최저임금 인상, 자영업자들 "'갑을병정'에도 못 끼는 신세" 한탄

노사 절충점 못 찾은 채 내년도 최저임금 9620원으로 결정상인들 "자영업자가 무슨 죄냐, 가게 하지 말라는 소리"수혜자 아르바이트생도 "또 '알바난' 될까 걱정"소상공인연합회 "참담한 심정 넘어 분노"

입력 2022-07-01 16:48 수정 2022-07-01 16:52

▲ 1일 오후 2시께 영등포역 번화가 일대ⓒ서영준 기자

"고물가로 식자재 가격도, 건물 월세도 다 오르는데 최저임금마저 오르게 되면 가게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 아닌가요."(동작구 자영업 A씨)

"자영업자들끼리 '우리는 갑을병정에도 못 끼는 X'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어요."(영등포구 자영업 C씨)

서울 동작구에서 돈가스집을 운영하는 A씨(52)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460원, 5% 인상된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울분을 토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면서 경영 여건이 악화했는데 내년에는 최저임금까지 올라 한계로 내몰리게 됐다는 것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다음날인 1일 뉴데일리가 찾은 서울의 자영업자 대부분은 A씨처럼 인상된 최저임금안을 놓고 볼멘소리를 냈다. 

오후 2시40분 영등포역 인근 한 맥주집에서 사장인 B씨(48)가 아내와 함께 가게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B씨는 '인상된 최저임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영업자가 무슨 죄냐"고 반문했다. 

9명의 아르바이트생을 쓴다는 B씨는 "식재료부터 전기세까지 안 오르는 것이 없고, 아이들 주휴수당 내는 것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자영업자 대부분이 그동안 직장생활로 번 돈에 빚까지 내 장사하는데 우리 처지를 너무 외면한다"고 토로했다. 

아내인 C씨도 거들었다. C씨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오면 오히려 우리가 '어서 오세요 사장님'이라고 농담 한다"며 "자영업자들끼리 '우리는 갑을병정에도 못 끼는 X'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 서울 동작구에 한 가게 외벽에 알바 공고문이 붙어져 있다.최근 주휴수당에 대한 압박으로 주 15시간에 못 미치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서영준 기자

동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D씨(69)는 "코로나 때문에 8명이던 아르바이트생을 4명으로 줄이며 그 시간을 혼자 감수해왔다"면서 "코로나는 어쩔 수 없는 재해라 해도 최저임금 인상은 대놓고 자영업자를 옭아매는 행태"라고 한탄했다.     

D씨는 "받는 사람이야 얼마 차이 나지 않는 돈이지만, 주는 쪽에서는 피부에 와 닿는 금액"이라며 "(올해 최저임금과 비교했을 때) 50만원가량 되는 돈이 갑자기 빠져나가면 얼마나 당혹스럽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밥집을 운영하는 E씨(47)는 "매년 가파르게 최저임금이 인상돼 이번에는 동결되기를 바랐는데 5%도 너무 부담스럽다"며 "우리 같은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어려울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 동작구의 한 상가 외벽에 임대공고가 붙어져 있다ⓒ서영준 기자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자여야 할 아르바이트생들도 최저임금 인상을 마냥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부산에서 피시방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F씨(22)는 "코로나 당시 아르바이트생을 구하지 않는 가게가 대부분이었다. 구하는 곳도 경력직을 뽑는 등 조건이 까다로워 6~7번이나 면접을 본 뒤 여기 오게 됐다"며 "최저임금이 오르면 당장은 좋겠지만 코로나 때처럼 '알바난'이 올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정준혁(26) 씨는 코로나 여파로 정기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해 1년째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까지는 배달음식이 인기가 많아 배달대행 일로 벌이를 했다"고 밝힌 정씨는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이제는 거의 (배달 접수가) 잡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그러면서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처지인데 최저임금마저 높아지면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더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자영업자단체들도 최저임금 인상을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저임금을 9620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넘어 분노한다"며 "소상공인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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