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병합된 크름공화국 수장 “우크라 군, 시추시설 3곳 겨냥…공격당한 곳 12명 중 5명 구조”공격 받은 시추시설, 당초 우크라 소유…2014년 3월 러시아 크름반도 병합 이후 옮겨져
  • ▲ 러시아 체르노모르네프테가스 소유의 석유 시추시설. ⓒ우크린포름 화면캡쳐.
    ▲ 러시아 체르노모르네프테가스 소유의 석유 시추시설. ⓒ우크린포름 화면캡쳐.
    우크라이나군이 20일(이하 현지시간) 흑해 연안에 있는 러시아의 석유·가스 시추시설을 공격, 3명이 부상을 입고 7명이 실종됐다. 이번 공격은 침략한 러시아군을 격퇴하는 게 아니라 석유·가스 시설에 대한 공격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우크라, 오데사 남쪽 러시아 소유 석유·가스 시추시설 미사일 공격

    로이터통신과 알자지라 등은 크름공화국 지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20일 오전 8시 오데사에서 남쪽으로 71킬로미터 떨어진 러시아 소유의 석유·가스 시추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전했다.

    크름공화국은 러시아가 2014년 3월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뺏은 크름반도에 세운 자치주다. 이곳 주지사인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20일 텔레그램을 통해 “오늘 적군(우크라이나군)이 체르노모르네프테가스(Chernomorneftegaz) 소유의 석유·가스 시추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악쇼노프는 “우크라이나군이 석유·가스 시추시설 3곳을 노렸다”고 주장했다. 시추시설에 있던 사람은 모두 109명이었는데 작업을 하던 94명은 일단 공격 받기 전에 대피했고, 경비병력 15명만 시설에 남아 있었을 때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 중 한 시추시설에는 12명이 있었는데 5명은 구조했고 7명은 실종된 상태”라며 “구조된 사람 중 3명은 부상을 입었다. 실종자에 대해서는 수색 및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 국방부 및 연방보안국(FSB)과 연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추시설 소유 러시아 기업, 구소련 시절 설립…2014년부터 美제재 대상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을 당한 석유·가스 시추시설은 체르노모르네프테가스라는 회사 소유다. 이 회사는 1978년 10월 구소련 시절에 세워진 에너지 기업이다.

    방송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흑해와 아조우해 여러 곳에서 가스·석유를 시추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처음 침략했을 때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바 있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CNN은 ‘우크린포름’을 인용해 “러시아가 2014년 3월 크름반도를 강제병합 했을 때 우크라이나 소유의 석유·가스 시추시설 ‘페트로 호도바네츠’와 ‘보이코’라는 시추시설을 탈취했다”며 “러시아 측은 해당 시설을 석유·가스 시추뿐만 아니라 군사적 정찰 목적으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우크라이나 오데사 앞바다 있던 석유·가스 시추시설을 러시아가 2015년 12월 이곳에서 130킬로미터 떨어진 크름반도 연안 홀리치스킨스케 가스전으로 옮겼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이라고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