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북미는 이른 폭염, 인도·서남아는 하루 수백mm 폭우 피해…‘기후변화’ 때문 분석기상학자들 “폭염 등 고온현상, 기후변화의 결과… 불행하게도 미래를 맛보는 상황”
  • ▲ 6월 폭염 속의 프랑스 파리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6월 폭염 속의 프랑스 파리 모습.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프랑스·스페인 등 서유럽지역에서는 엊그제 낮 한때 40℃가 넘는 폭염이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뜨거운 공기가 높은 하늘에서 정체된 ‘열돔(Heat Dome)’ 현상으로 폭염 영향권이 크게 늘었다. 반면 인도·중국·방글라데시에서는 하루 수백㎜ 이상의 폭우와 벼락으로 피해가 늘고 있다. 

    이를 두고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6월 중순인데… 프랑스 43℃, 스페인 40.5℃, 런던 32℃, 베를린 36℃

    AFP통신은 프랑스 기상청 ‘메테오프랑스’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휴양지 비아리츠의 최고기온이 42.9℃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남서부 지롱드주 보르도는 이날 한낮 기온이 39℃까지 올랐다. 보르도 시 당국은 폭염이 심해지자 야외행사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에어컨을 켜지 않은 실내행사까지 금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프랑스와 맞닿은 스페인에도 이른 폭염이 닥쳤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드리드는 최고기온이 40.5℃까지 올랐다. 현지 매체들은 스페인 기상청의 발표를 인용해 이번 주말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기온이 43℃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8일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 주변 기온도 32℃를, 독일 베를린도 36℃를 기록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미국 중부·동부 휩쓰는 ‘열돔’ 현상… 이번주 1억2500만 명 폭염 영향권

    미국 중부와 동부에서는 거대한 ‘열돔 현상’ 때문에 이른 폭염이 덮쳤다. CNN 등은 지난 18일 대평원(Great Plains) 북부에서 발생한 열돔이 동쪽으로 이동 중이며, 때문에 여러 지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21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37.7℃,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37.8℃까지 기온이 오를 것이라 예보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열돔의 이동으로 이번주에는 미국 전체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40℃ 이상의 폭염을 겪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 국립기상청은 지난 13일 멕시코만 연안과 오대호 일대, 동부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15일에는 미국인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억2500만 명이 폭염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북동부와 중국서는 폭우 피해… 방글라데시는 벼락 피해

    타임오브인디아·채널뉴스아시아·SBS 등에 따르면, 인도 북동부와 중국 남서부에서는 폭우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폭풍과 벼락에 의한 피해가 늘고 있다.

    인도 북동부에서는 수백㎜가 넘는 폭우가 며칠 동안 이어지면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200만 명이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당국은 군 병력을 동원해 홍수로 고립된 사람들을 구조하고 식량과 식수 등을 공급하고 있다.

    SBS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광시좡족자치구를 비롯해 광둥성과 푸젠성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달 이후 55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광시에서는 산사태로 5명이 숨졌고, 후난성에서는 13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폭우와 홍수로 인한 이재민은 광시 243만 명, 후난성 179만 명에 이른다.

    광둥성에서는 토네이도가 생겨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19일 오전에는 포산시에 초속 10.5m의 강풍이 불어 건물 지붕이 날아가고 나무가 쓰러지며 차량을 파손했다. 16일 광저우에서는 초속 12m의 대형 토네이도가 불면서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고 5400가구가 정전됐다.

    방글라데시에서는 폭풍과 벼락이 쳐 지난 사흘 동안 최소 21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 “이른 폭염 등 고온현상 기후변화의 증거” 경고

    이처럼 유럽과 북미지역의 이른 폭염, 아시아에서의 폭우·벼락·돌풍을 두고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증거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메테오프랑스의 기후학자 마티외 소렐은 “이번 폭염은 1947년 이후 프랑스에서 기록된 가장 이른 폭염”이라면서 “이는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우려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클레어 눌리스 대변인도 “기후변화의 결과로 폭염이 더 일찍 시작되고 있다”며 “오늘날 우리가 보는 광경은 불행하게도 미래를 미리 맛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