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 출범' 앞두고 미묘한 갈등… 배현진 악수 청하자 이준석 외면도내부 진통 속 혁신위 내주 출범… '공천개혁' 필요성-방식 놓고 여전히 '신경전'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는 혁신위원회가 다음주 출범을 앞둔 가운데,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배현진 최고위원과 이 대표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배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저희가 발족하기로 한 혁신위원회가 최고위원들이 추천을 마무리해 이제 구성을 완료하고 출범을 앞두고 있다"며 "혁신위 구성은 국민의힘이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해 나가겠다는 약속의 일환으로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 있는 어느 누구도 자기정치를 위한 그러한 의도를 혁신위에 담지 않겠다"고 다짐한 배 최고위원은 "앞으로 당 내에 건전한 조직으로서 역할 할 수 있도록 많이 보조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배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이 대표가 '자기정치'를 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회의장에 도착하자 악수를 청했지만, 이 대표가 눈길도 주지 않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이제 제대로 자기정치 한번 해 보겠다"며 "제가 이루고 싶은 세상, 제가 옳다고 생각했던 세상,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 당을 만들기 위해 제 의견을 더 많이 투영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승리를 위해 공천을 시스템화하는 것에 정권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강조한 이 대표는 '공천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혁신위 출범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이에 배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에게 혁신위 출범을 결정할 때 공천개혁 의제를 상의 없이 넣었다는 것을 지적하며 "혁신위가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이 대표 지지자들로부터 '배퀴벌레' 등의 문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공교롭게도 어제 저의 문자 관련해서 보도가 있었다"며 "일부 몇몇 분의 극단적인 지지층들이 저희 당 문화의 건전한 나아감에 있어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여러분께서도 더 따뜻한 시선으로 저희를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혁신위와 관련해서는 최재형 의원께 일임했기 때문에 최 의원께서 구성이 완료되면 출범을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 참여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혁신위와 관련해 특별한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출범을 앞둔 혁신위는 이 대표의 '사조직' '자기정치' 등의 지적을 받는 상황이다. 특히 이 대표가 추진하는 공천개혁을 두고 당 내에서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전화 인터뷰에서 "혁신위원장으로 지명된 분이 공천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공천 룰을 우선순위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부분을 우선순위로 할 것인지는 다시 혁신위 내부에서 치열한 토론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며 공천개혁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당 지도부는 혁신위원 7인의 추천을 마무리한 상황이다. 이 대표가 추천한 최재형 혁신위원장을 필두로 한무경·김미애·서정숙 의원과 언론인 출신의 김종혁 전 고양시장예비후보,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민수 전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 이건규 전 서귀포호텔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최 위원장의 몫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최 위원장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구성이 완료됐느냐'는 질문에 "최고위에서 넘긴 인원만 (확정)된 것이고, 아직 위원장님 몫은 결정된 것이 없다. 현재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출범 시기는 "다음주"라며 "요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