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어떻게 해서 돈을 받았다더라… 무슨 연예인과 썸띵, 이런 것""언론인, 정치인, 기업인 다 있다… 공개하면 의원님들 이혼당한다""나는 공개 안 하지만… 다른 국정원장이 와서 하면 얼마나 파장 크겠나""민주당 4연패의 길로 가고 있어… '졌잘싸' 분위기로 가면 또 진다" 단언
  •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종현 기자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이종현 기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에 정치인·기업인·언론인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들 존안자료 'X파일'을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원장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년간 국정원에서 꼭 좀 하고 싶었는데 아쉬운 것이 있다면 무엇이냐'고 진행자가 묻자 "여야의 불행한 역사를 남겨 놓으면 안 된다. 그러니 특별법을 제정해서 폐기해야 된다 하는데, 이걸 (실행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박지원 "X파일, 공개하면 의원님들 이혼당한다"

    박 전 원장은 "이것이 공개가 되면 굉장히 사회적 문제가 되고"라며 "이제는 과거는 과거대로 묻고, 역사 속에 묻고 나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X-파일이 국정원 안에 있느냐'고 재차 묻자 "전체가 다 있다"며 "언론인·정치인·기업인" 등을 언급했다.

    "60년, 박정희부터 전 박근혜 대통령까지 있는 것"이라고 밝힌 박 전 원장은 "다 카더라. 소위 증권가 정보지에 불과한 내용"이라며 "지라시 정도"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이어 과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과 나눈 대화를 전하며 "이것(X파일)을 공개하면 의원님들 이혼당한다"고 경고했다.

    박 전 원장은 "국민의힘 하태경 정보위 간사가 '자기는 그렇게 안 살았는데 원장님 왜 그렇게 말씀하느냐. 왜 내가 이혼당하느냐' 했다"며 이에 "'의원님 복잡하게 사신 분 아니냐. 한번 공개해볼까요' 하니까 (하 의원이 공개) 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박지원 국정원장이 영원히 집권한다고 하면 이 파일을 공개하지 않지만, 만약에 다른 대통령이, 다른 국정원장이 와서 공소시효도 넘은 특정인의 자료를 공개했을 때 얼마나 많은 큰 파장이 오겠느냐"고 우려했다. 

    진행자가 '불법적인 사항과 개인 사생활도 담겨 있느냐'고 묻자 박 전 원장은 "예를 들면 정치인은 어디 어떻게 해서 어떻게 돈을 받았다 하더라. 무슨 어떤 연예인하고 썸띵(something)이 있다. 이런 것들이 다 (X파일에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당사자들이 뭐? '졌잘싸'? 말도 잘 짓는다"

    박 전 원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이 "4연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지금 3연패라고 하는데 앞으로 2년 있으면 총선인데"라며 이같이 말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 분위기로 또 가면 또 지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박 전 원장은 "또 진다"고 단언했다.

    박 전 원장은 민주당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고도 '졌잘싸'라고 자평한 것을 두고 "겸손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졌잘싸'란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0.73%p 차로 패한 지난 대선 결과를 두고 민주당 내에서 나온 평가로, '졌지만 잘 싸웠다'의 준말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6·1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 두었다"고 지난 2일 지적한 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저 같은 사람이 졌지만 '잘 싸웠다' '단결해서 해라' 이렇게 응원할 수는 있지만, 당사자들이 뭐 '졌잘싸'? 말도 잘 짓는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유로는 "여러 가지 것을 민주당은 민심과 동떨어지는 일을 했기 때문에 가혹한 실패를 했다"고 짚었다.

    한편, 박 전 원장은 "이번주 중에 (민주당에) 복당하려고 한다"고 이날 라디오에서 밝혔다.

    하지만 '당 대표에 도전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2선에서 돕겠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 원장은 "이번에 비대위원장 설이 있어서 입당 신청 안 했다"며 "그런데 또 당 대표 소리 나오면 안 된다. 제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싫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