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저 앞 시위에… 尹 "대통령집무실도 시위 허가되는 판"MB 사저 앞 욕설시위 땐 독려하더니… 민주당, 文 사저 시위엔 반발네티즌들 "인과응보, 文의 업보" "세상은 돌고 도는 법" 냉소적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대통령실 국민소통관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대통령실 국민소통관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 시위와 관련해 "대통령집무실(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법적으로 보장받는 집회의 자유를 감내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시위가 계속되는데, 어떻게 보시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는 "법에 따라 될 것"이라는 원론적 견해를 표명한 동시에 일부 시민단체의 시위를 문 전 대통령이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날 발언은 윤 대통령이 일부 보수 성향 단체들의 '양산 사저' 앞 시위가 과격해지는 것을 두고 참모들에게 우려를 표했다고 알려진 것과는 상반된 의견 표명이다.

    지난 6일 한 매체는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윤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시위를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비서실장과 수석들의 티타임에서 그 문제가 잠시 논의된 적은 있는데, 따로 회의를 열거나 그 자리에서 대통령실 입장을 정리하거나 대통령의 의중을 묻거나 하는 절차는 전혀 없었다"면서 "(윤 대통령이) 원칙을 말씀하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집회·결사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기본권이다. 그 자유를 임의로 억누를 수 없다"면서 "집회의 기준에 맞으면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이미 일부 시위자에 대해 고소가 이뤄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집회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고 허가 범위를 넘어서는 범법행위가 있다면 법에 따라 처벌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 원칙을 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법'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반발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시위를 빙자한 욕설과 고성방가를 용인하고, 양산 주민의 고통을 방치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인식은 대단히 문제적"이라며 "오늘의 발언은 평산마을의 무도한 시위를 부추기고, 욕설 시위를 제지해야 할 경찰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준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또 "오늘 대통령의 발언에는 대통령집무실 주변 시위에 대한 불편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고 지적한 조 대변인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대통령이 국민의 호소를 귀 기울여 공감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나아가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주변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폭력적·비인도적 테러"라고 규정하며 "윤 대통령은 보수단체의 시위를 가장한 폭력과 테러를 엄정하게 대응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양산 사저 앞 보수단체의 욕설 시위는 윤 대통령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날 선 반응은 그러나 '이중잣대' 논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201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사저 앞에서 "쥐XX 나와라" 등 욕설과 고성이 난무하는 시위가 4개월 동안 벌어졌을 때 오히려 시위에 동참하거나 독려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5월 전직 대통령 사저 앞을 집회금지구역에 포함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그의 구속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정 의원은 당시 "쥐를 잡자" "그대와 함께한 모든 날들이 '거지' 같아서 그대를 꼭! 구속하고 싶소"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직접 들고 서 있었다.

    민주당의 반응에 네티즌들은 "인과응보에 세상은 돌고 도는 법" "문재인이 업보를 치른다. 그러게 그렇게 흉포하게 정치 하랬나. 전직 대통령 두 명을 5년간 가둔 흉포한 대통령이 헌정사에 또 누가 있나" "한 짓을 되돌아봐라. 누가 먼저였나"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