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제144회 방위사업추진위서 의결… 2027년까지 7500억원 들여 PAC-2를 PAC-3로”한미 패트리어트 포대 20개로 北탄도미사일 800기 막아야…“요격미사일 1000기는 있어야”
  • ▲ 패트리어트 PAC-3 MSE. 패트리어트 미사일 가운데 미사일 요격능력이 가장 우수하다. ⓒ록히드마틴 제공.
    ▲ 패트리어트 PAC-3 MSE. 패트리어트 미사일 가운데 미사일 요격능력이 가장 우수하다. ⓒ록히드마틴 제공.
    방위사업청이 올해부터 2027년까지 7500억원을 들여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을 막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요격미사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있지만, 군 당국의 요격미사일 확보 계획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방사청 “패트리어트 성능 개량 2차 구매계획… 2027년까지 7500억원 소요”

    방사청은 지난 30일 오후 2시 제144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화상으로 열렸다고 전했다. 이날 방추위에서 의결한 안건은 패트리어트 성능개량 2차 구매계획, 소해헬기체계 개발기본계획, 함정용 전자장비-Ⅱ체계 개발기본계획이었다.

    이 가운데 ‘패트리어트 성능개량 2차 사업’과 관련, 방사청은 “성능이 향상된 PAC-3 유도탄을 확보하고, 기존의 PAC-2 발사대를 PAC-3용 발사대로 개량하는 사업”이라며 “이 사업을 통해 수도권 및 주요 국가시설에 대한 효과적인 대공방어는 물론,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韓 ‘패트리어트’… 항공기 요격용 PAC-2와 탄도미사일 요격용 PAC-3 혼재

    PAC-2나 PAC-3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능력을 표시한 버전 명칭이다. 1991년 걸프전쟁 이후 패트리어트의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강화하면서 붙인 명칭이 PAC(Patriot Advanced Capability)이다. 최신 버전은 PAC-3 MSE(Missle Segment Enhancement)다. 방사청이 말한 '성능이 향상된 PAC-3 유도탄'이다.

    우리 군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도입한 뒤 공개한 것은 2008년 10월 국군의 날이다. 이 미사일은 독일에서 1조2800억원을 주고 중고로 구입한 PAC-2 GEM+(Guidance Enhanced Missile+) 버전이다. 이름에서 보듯 제한적인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었다. 국군은 8개 포대 분량(발사대 48대 추정)을 도입해 2개 대대를 창설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도입을 추진할 당시 북한의 주력 탄도미사일은 노동 혹은 스커드 미사일이었다. 발사를 준비하는 데도 1시간 이상 걸리고 정확도도 높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은 계속 미사일 기술을 발전시켰다. 결국 우리 군은 2014년 4월 방추위를 열어 패트리어트 미사일 개량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 ▲ 지난해 11월 스웨덴이 처음 받은 패트리어트 PAC-3 MSE 포대 중 발사대 모습. ⓒ스웨덴군 제공
    ▲ 지난해 11월 스웨덴이 처음 받은 패트리어트 PAC-3 MSE 포대 중 발사대 모습. ⓒ스웨덴군 제공
    이때 정해진 계획이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패트리어트 PAC-3(ELINT)를 미국에서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140여 기 도입하고, 기존의 PAC-2 GEM+은 PAC-3급으로 개량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2018년 11월에는 ELINT보다 탄도미사일을 더 잘 요격하는 MSE 버전 100여 기 도입을 결정했다. 기존의 PAC-2 성능개량 1차 사업은 2020년 12월 마무리 됐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 군은 ELINT는 2020년 12월에, MSE는 2021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현재 우리 군은 항공기와 순항미사일 요격에 특화된 PAC-2+와 PAC3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국군·주한미군, 패트리어트 포대만 20개… 아직 부족한 미사일 방어 능력

    현재 주한미군은 오산·평택·수원·군산 등에 육군 제35방공포병여단 예하 2개 대대 12개 포대의 패트리어트를 배치해 놓고 있다. 주한미군은 2016년부터 일부 패트리어트 포대의 미사일을 PAC-3 MSE로 교체, 2018년 하순에 교체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주한미군과 국군의 패트리어트 포대 수는 20개가 됐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제대로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버전에 따라 발사대에 탑재하는 미사일 수가 다르다. PAC-2는 발사대 하나당 4발, PAC-3는 16발, PAC-3 MSE는 12발을 탑재할 수 있다. 산술계산하면 한미 연합군이 한 번에 요격 가능한 미사일 수는 수백여 발이다.

    그런데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최소 800여 기에서 최다 1300여 기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2019년 8월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한국이 패트리어트 PAC-3 성능을 개량한 미사일(PAC-3 MSE) 90여 기를 배치할 것으로 알고 있지만, 북한은 스커드·노동 등 800여 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며 “MSE 미사일 90여 기를 추가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한국군은 적어도 1000여 기의 요격용 미사일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지적이 3년 전에 나왔음에도 우리 군의 요격용 미사일체계 도입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패트리어트 성능개량 2차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기가 2027년인 점만 봐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