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12일 나토 가입 의사 밝히자 러 “중대한 실책될 것…군사적·기술적 대응할 것” 위협스웨덴, 러 ‘보복’ 보면서도 나토 가입 선언…나토 회원국. 터키 외에는 핀란드·스웨덴 환영
  • ▲ 핀란드의 사나 마린 총리와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이 현지시간 15일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토 가입을 공식선언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핀란드의 사나 마린 총리와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이 현지시간 15일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토 가입을 공식선언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핀란드가 중립국을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러시아는 핀란드에게 “중립을 포기하는 것은 중대한 실책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리고 이튿날 핀란드에 대한 전력공급을 중단했다. 스웨덴은 이 같은 상황을 모두 지켜보면서도 나토 가입을 공식 선언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환영하고 있다.

    핀란드, 중립 포기하고 나토 가입 선언…나토 “가입절차 신속히 진행”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15일(이하 현지시간) 헬싱키 소재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중립국 포기 및 나토 가입을 공식 선언했다. 이들은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내기로 결정했다”며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를 비난했다.

    나토는 핀란드의 결정을 환영하며 “가입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같은 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절차는 신속하게 진행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나토 회원국이 이 순간의 역사적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면서 “가입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러시아의 위협에 대항해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나토 주둔 병력을 증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핀란드에 "나토 가입은 실책" 위협했던 푸틴…이틀 뒤 전력공급 중단

    러시아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 선언에 강하게 반발하며 수출하던 전력을 끊었다. 핀란드는 지난 12일 나토 가입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자 러시아 외교부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북유럽 지역의 안정과 안보 유지에 심각한 손해가 있을 것”이라며 “군사적·기술적 방법과 그 밖의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후 러시아는 14일 자정을 기해 핀란드에 수출하던 전력을 끊었다. 핀란드는 전체 전력 수요량의 1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해 쓰고 있었다. 이날 핀란드 전력관리 당국은 “오늘 0시부터 러시아에서 전력 공급이 끊겼다”면서 “현재 부족한 전력은 스웨덴에서 긴급 공급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RAO 노르딕’은 “(전력)대금이 납부되지 않아 전력공금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나토 가입 선언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조치라고 해석했다.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그럼에도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나토 가입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또 핀란드를 위협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 간 대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는 핀란드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핀란드가 전통적인 군사중립 정책을 포기하는 것은 실책이 될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핀란드의 외교정책 변화는 오랫동안 우호적이고 호혜적이었던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나토 회원국 대부분은 환영…터키만 “쿠르드 분리주의 조직 돕지 말아야”

    그러나 러시아의 위협과 보복에도 불구하고, 핀란드는 나토 가입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보복을 지켜본 스웨덴도 16일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등 대부분의 나토 회원국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 신청을 반겼다. 다만 터키의 반대 여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30개 회원국으로부터 만장일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터키가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13일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테러조직들의 게스트하우스”라고 비난했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나토에 가입하려면 두 나라는 테러조직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터키의 반대는 쿠르드족 분리주의 정당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때문이다. 터키는 쿠르드노동자당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한 반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이들의 활동을 간섭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