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문제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 국민 기대에 맞게 새 정부 개혁 의지 보여야" "정치인 스스로 검찰 수사 대상서 제외… 정치인 위한 것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 ▲ 안철수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안철수 인수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중재안 합의를 두고 정치권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재논의를 지지하고 나섰다. 

    정치인들이 스스로 검찰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국민들에게만 고통을 분담해 달라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는 것이다.

    "국민에 고통분담 요구하려면 정치인부터 뼈 깎아야"

    안 위원장은 25일 서울 삼청동 사무실에서 열린 인수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검수완박 중재안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드러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검수완박 법안이 재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한 안 위원장은 "민생 문제는 안중에도 없고 검수완박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희생의 모습도, 개혁 의지도 보여주지 못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안 위원장은 "검수완박은 대한민국의 70년 형사사법체계를 흔드는 일이며, 구체적 논점은 검·경의 수사권 조정 문제"라며 "그러나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이 문제를 통해 국민들의 눈에 정치인들이 어떻게 비추어지겠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이 국민 앞에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점도 주문했다. 안 위원장은 "정치인들이 스스로를 검찰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지 정치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가슴에 손을 얹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느냐"며 "어려울 때 국민들에게 살을 내 달라고, 고통을 분담해 달라고 하려면 정치인 스스로가 자신의 뼈부터 깎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 기대에 맞게 개혁 의지 보여 드려야"

    안 위원장은 또 "국가부채는 쌓여가고, 나라에는 돈이 부족한데 세금을 올릴 수도 없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우리를 두고두고 괴롭힐 것이고, 연금개혁은 일정 정도 국민의 고통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들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고 고통분담을 요쳥하려면 정치인부터 희생하고 국민 앞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이어 "원칙보다 자신의 특권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곧 둘 다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안 위원장은 "국민의 기대에 맞게 새 정부의 개혁 의지를 보여 드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하고 오는 28~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중재안에는 검찰이 가진 6대 범죄(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부패·경제) 수사권 중 부패·경제 관련만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에 남은 부패·경제 수사권도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 중수청으로 넘어가게 된다. 

    중재안은 공포 4개월 후 시행을 못박아, 여야 합의대로 법안이 4월 내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르면 9월부터 검찰은 부패·경제범죄만 수사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정치적 야합"이라며 권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과 합의를 깨고 검수완박 중재안을 대상으로 재협상을 이어가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일정대로 중재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