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의혹, 병역 특혜의혹 휩싸여"소명시간 가져야"… 尹, 청문회 검증 과정 지켜보겠다는 입장"이해충돌 자체가 비상식"… 국민의힘에선 연일 자진사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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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제기된 자녀 관련 의혹 등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이기륭 기자
'아빠찬스' 의혹으로 사퇴 여론이 커져가는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후보자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당선인 측이 정면돌파에 나서면서 비판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윤 당선인 측의 정면돌파 선언 이후 오히려 정 후보자의 각종 의혹은 '조국 닮은꼴'로 회자하며 부정적 여론이 커지는 모양새다.배현진 당선인대변인은 1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당선인이 법적인 어떤 책임을 넘어서 도덕성까지 더 한 차원 높은 차원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안이 있는지 혹은 없는지에 대해 언론과 국민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배 대변인은 이어 "정호영 후보자에 대한 말씀은 어제 드린 바와 마찬가지로 국민께 앞에 나서서 정확한 자료를 갖고 소명할 시간들은 국회 청문회장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사실상 윤 당선인이 인사청문회 이전에 정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편입학 특혜의혹 등 조국사태와 비교되며 여론 악화하지만 윤 당선인 측의 바람과 달리 정 후보자에 제기된 의혹은 가볍지 않다는 것이 전반적인 정치권의 견해다. 게다가 자녀와 관련한 논란으로 정 후보자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비교되는 실정이다.크게 정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자녀의 편입학 특혜, 아들의 논문과 병역 문제, 자신의 농지법 위반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우선 정 후보자의 딸 A씨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학하는 과정에서의 특혜의혹이 제기된다. A씨가 경북대 의대로 편입하던 2016년 12월 정 후보자는 경북대학병원 부원장에 재직 중이었다.특히 당시 A씨가 구술평가 항목 중 추론시험을 본 3고사실 평가위원 3명 중 1명이 정 후보자와 경북대 의대 동문이고, 다른 2명은 정 후보자가 발표한 논문의 공저자다. 이들 3명은 모두 A씨에게 만점(20점)을 줬다.민주당은 A씨의 총점이 불합격 최고점자와 6.81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을 들며 추론시험 만점이 당락에 영향을 줬다고 지적하고 있다.반면 정 후보자는 "자기소개서에 부모 이름을 쓸 수 없고, 심사위원 50여 명이 시험 당일 무작위 배정된다는 점을 들며 청탁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아들 경북대 의대 편입 낙방 후 1년 만에 생긴 지역인재전형A씨와 마찬가지로 정 후보자의 아들인 B씨의 경북대 의대 편입 과정에도 특혜의혹이 제기됐다. 경북대 전자공학부에 입학했던 B씨는 졸업 후인 2016년 2월 2017년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시험에 응시했다가 낙방했다.B씨는 이후 2018년도 경북대 의대 편입학시험에 새로 생긴 '지역인재특별전형'에 합격했다. 해당 전형은 신설된 지 4년 만에 폐지됐다. 지역인재특별전형이 존재하던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학교병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민주당은 B씨의 불합격 이후 이듬해 경북대 의대 편입에 지역인재특별전형이 생긴 것에 정 후보자가 개입했다고 본다.정 후보자는 대구시의 요청에 따라 2018년 지역인재특별전형을 신설했고, 병원장은 이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반박한다.B씨가 경북대 전자공학부 재학 중에 참여했던 논문을 두고도 의혹이 제기됐다. B씨가 공저자로 참여한 학술논문 두 편의 다른 공저자는 모두 석·박사 과정이었지만, B씨만 유일하게 학부생이었던 점이 의심을 사고 있다.특히 해당 논문들은 B씨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에 '스펙'으로 활용됐다. B씨는 해당 논문 경력이 담긴 서류평가에서 합격자 17명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자는 B씨가 재학생 신분에도 야간과 주말에도 논문에 성실하게 참여했다며 절차상 부당한 과정이 없었다고 주장한다.B씨의 병역 문제도 제기된 상태다. 2010년 신체검사에서 2급을 받아 현역 판정을 받았던 B씨는 5년 뒤인 2015년에 돌연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이유는 '척추협착'이다.아들 B씨, 2급 현역→ 4급 보충역… 진단서는 경북대병원공교롭게도 B씨가 병무청에 제출한 재검용 병무진단서는 경북대학병원에서 발급됐다. 경북대병원은 경북지방병무청이 지정한 진단서 발급 의료기관으로,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부원장이었다. B씨가 척추협착 진단 이후 1년9개월간 병원을 찾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정 후보자는 공정하게 판정된 결과라며 국회가 의료기관을 지정해 주면 B씨를 대상으로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겠다는 방침이다.정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 의혹도 있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 의대에서 외과 전문의로 일하던 1998년 경북 구미시 도개면에 위치한 1500㎡ 규모의 논을 1600만원에 매입했다. 정 후보자는 이 땅을 친척에게 맡겨 농사를 짓게 했는데, 별도의 농어촌공사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정 후보자는 해당 농지를 친척에게 즉각 매도하겠다는 계획이다.1987년 정 후보자가 매입한 경북 구미시 3679㎡의 논과 밭을 대상으로도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이 토지가 다른 친척들의 묘지 등이 있는 문중 땅으로, 농지법 시행(1996년) 전 구입한 땅이라 법적 하자가 없다고 반박한다.이 같은 의혹에 정치권에서는 정 후보자를 인사청문회까지 지켜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윤 당선인의 친정인 국민의힘에서다.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9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조국 전 장관과 정호영 후보자는 경우가 다르겠지만 조국사태를 보면서 많은 국민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며 "국민들이 지적하는 것은 위법행위가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아니라 이해충돌 의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만으로도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라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