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손편지를 AI가 썼다고 주장… "편지 버리기 캠페인 동참" 촉구국민의힘 청년보좌역 "진보·대학생 걸어 놓고 행동은 동네 무뢰배"
  • ▲ ⓒ광주·전남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페이스북 캡처
    ▲ ⓒ광주·전남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페이스북 캡처
    광주·전남의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지난 설에 맞춰 호남에 보낸 편지를 버리자는 캠페인을 벌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윤석열 손편지 찢자는 대진연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광주전남대진연은 지난달 26일과 27일 페이스북에 "그동안 호남을 기만해온 윤석열이 설 연휴에 맞춰 AI 윤석열이 쓴 편지를 각 가정으로 보낸다고 한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담아 편지 버리기 캠페인에 동참해 달라"고 적었다.

    광주전남대진연은 그러면서 #AI 윤석열 거부 #윤석열 OUT #윤석열 사퇴하라 등 해시태그를 달면서 윤 후보 편지 버리기 인증사진을 찢기, 구기기, 태우기 등의 행동과 함께 SNS에 게시해 달라고 공지했다.

    앞서 윤 후보는 설 연휴에 맞춰 지난달 25일 호남지역 230만 가구에 '손편지' 형식의 예비후보 홍보물을 발송했다. 공직선거법상 발송 가능한 홍보물 수량 전량(전체 가구수의 10%)을 호남지역에 보내며 구애전략을 펼친 것이다.

    광주전남대진연이 'AI 윤석열이 쓴 편지'라고 주장했으나, '가변 데이터'를 도입해 편지에 각각 수신자의 이름을 넣었고, 본문은 컴퓨터 글씨체가 아닌 윤 후보의 손글씨체로 작성됐다. 편지봉투에 적힌 주소와 수신인 이름에도 윤 후보의 글씨체로 만들어진 '윤석열체'가 사용됐다.

    윤 후보는 A4용지 두 장 분량의 편지에서 "호남의 고민은 독재에 대한 저항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넘어 산업과 일자리,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망라하고 있다"며 "저는 5월 광주에 대한 보수정당의 과오를 반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호남의 미래를 함께 걷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어 "정치경험이 없는 제게 제1야당 대선후보라는 막중한 책무를 맡기신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며 "정치권에 진 빚이 없고, 여의도의 구태와 관습에 물들지 않은 제가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를 완전히 바꾸라는 과감한 명령"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실제로 광주전남대진연은 캠페인에 동참한 장모 씨가 편지를 찢는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장모 씨는 한국대진연에 10만원을 후원하는 페이스북 친구에게 "멋진 친구"라고 추켜세웠고, '2번 찍으면 전쟁' '윤미향 의원 제명을 반대합니다' '김건희는 최순실이다'라고 적힌 글들을 상당수 공유하기도 했다.

    편지 도난 주장에 당 차원 수사 의뢰 검토

    이런 가운데 윤 후보의 편지를 도난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코로나19 백신 강제 접종을 반대하는 한 네이버 카페 네티즌은 자신이 광주에 거주한다고 밝히며 "1월28일 집에 들어가려는데 윤석열 편지가 와 있었다. 얼마 안 됐는지 전 세대에 다 있었다"며 "짐이 많아 들고 가지 못해 1시간 뒤에 나와보니 제 것은 물론 편지가 다 사라져 있었다. 분노에 차올라서 하소연해본다. 지지 여부를 떠나 남의 것에 손 대는 게 정상인가"라고 비난했다.

    이에 박민영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보좌역은 21일 페이스북에 해당 소식을 공유하며 "'진보'에 '대학생'에 좋은 말은 다 걸어 놓고 하는 행동은 동네 무뢰배만도 못하다"며 "다른 사람의 진심을 짓밟는 게 진보 대학생의 정신인가. 동년배 청년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질타했다.

    손편지 도난 소식을 뒤늦게 접한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경찰 수사 의뢰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일주일째 다시 호남을 찾는다. 22일 전북 군산시 공설시장을 방문하고 익산으로 이동해 익산역 광장에서 집중유세를 벌인다. 23일에는 전북 정읍시에 있는 동학농민혁명운동기념관을 참관하고 전남 목포시 목포역광장에서 유세를 펼친 뒤 전남 신안군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