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검찰에 "김만배, 與 A의원 보좌관에 현금 2억 전달""김만배, A의원에 주겠다면서 쇼핑백에 담긴 돈 가져갔다"남욱·정영학 녹취록엔 "A의원 보좌관이 우리 돈 갖고 간 그놈""김만배, B 전 의원 선거 돕는다며 종교단체에 1억" 진술도
  • ▲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뉴데일리DB
    ▲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뉴데일리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 측에 현금 2억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씨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남씨로부터 당시 총선에 출마했던 같은 당 B 전 의원의 요구로 한 종교단체에 1억원을 전달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16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해 11월 남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만배 씨가 2012년 3월 A의원 보좌관 이모 씨에게 현금 2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로부터 현금 2억원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A의원은 민주당 다선 출신 중진으로, 과거 원내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2012년 초 서울 서초동에 있는 복집에서 남씨와 김씨, 김씨의 언론사 동료인 배모 씨(천화동인7호 소유주)가 식사를 했고, 그 자리에 배씨가 현금 2억원을 쇼핑백에 담아 가져왔다는 것이다. 남씨는 검찰에서 "김만배 씨가 그 돈을 A의원에게 주겠다면서 가져갔고, 나중에 김씨로부터 A의원 보좌관 이모 씨에게 전달했다고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씨와 천화동인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간의 2012년 9월27일 녹취록을 보면, 남씨가 "이 보좌관. 돈 갖고 간 사람" "우리 돈 갖고 간 놈이 그놈이다. 돈 직접 받아서 전달한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이 보좌관이 김씨하고 친해요. 둘이" "이 보좌관은 만배 형한테 꼬랑지예요. 와 하면 오고, 가 하면 가고 그래요"라고 언급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 보좌관은 김씨의 대학 선배이자 과거 성남시장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다.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12년은 김씨와 남씨를 비롯한 대장동 일당이 공영개발을 민관 합동 개발 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해 정·관계 로비를 활발하게 벌이던 시기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는 시장 취임 후 대장동 개발을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남씨는 김씨가 당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였다가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한 B 전 의원의 선거를 돕기 위해 모 종교단체에 1억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경기도 부지사를 지낸 B 전 의원은 이 후보의 측근으로 꼽힌다. 

    본지는 해명을 듣기 위해 A의원과 보좌관 이모 씨, B 전 의원 등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다만, A의원 측은 "김만배 씨를 만난 적도 없다. 사실무근"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복수의 언론을 통해 밝혔다. B 전 의원과 김씨 측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남씨의 진술이 지난해 11월에 나왔는데 검찰은 3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보좌관 등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수사 대상으로 오르는 상황이 되니 검찰에서 수사 뭉개기에 들어간 것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대장동 게이트 특검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