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35조, 野 50조원 추경 증액 요구… 홍남기 "수용 어렵다"김부겸 "여야 큰 틀 합의하면 정부도 검토"… 가능성 시사 국회로 공 넘긴 文…"신속한 지원이 생명, 국회 협조 당부"
  •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 요구 관련해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 요구 관련해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 요구 관련해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신속한 추경안 통과를 주문하고, 김부겸 국무총리는 여야가 합의한다면 정부도 검토하겠다는 '조건부 수용' 목소리를 낸 것과 결을 달리 했다.

    與野, 소상공인 위한 '추경 증액 요구'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2년도 제1회 추경안 종합정책질의'에서 추경 증액을 요구하는 여야를 향해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35조원, (국민의힘의) 50조원 규모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명백히 드린다"고 밝혔다.

    여야는 추경 심사 과정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를 두텁게 보상하기 위해 35조~50조원의 증액을 요구해왔다.

    이장섭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가채무든 세수조정이든 방법론은 정부가 마련해야 된다"고 주장했고, 양기대 민주당 의원도 "이번에 과감한 지원을 하지 않고 소상공인들이 빈사에 빠진 상태에서 대선이 끝나고 추경한다면 때가 늦는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세출구조조정을 통한 증액을 주장했다. 윤영석 의원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분명히 필요하다"며 "지난 5년 동안 약 200조원 늘어난 올해 607조7000억원 본예산 중 얼마든지 세출 구조조정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최형두 의원도 "민주당 의원들은 14조원 추경이 너무 적다고 국채 발행하자고 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재정당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추경이 불가피하지만 세출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홍남기 "수용 어렵다" 김부겸 "여야 합의하면 검토"  

    이와 관련, 홍 부총리는 "정부가 제출한 규모(14조원) 전후로 통상적으로 국회에서 하는 것처럼 감액과 증액 논의는 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출한 14조원도 국회에서 삭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감액 요인도 있고 사각지대 등 꼭 필요한 부분은 증액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 부총리는 "아직도 전혀 정부안 외에는 증액을 못하시겠다는 입장인가. 부총리는 정부 입장이라고 표현하는데 개인 입장하고 정부 입장을 구분할 수 있는가"라는 이장섭 의원의 지적에 "개인 입장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행정부를 대표하는 것이지만, 제게 경제정책 전반의 책임이 있다"라며 "때문에 소상공인 지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물가에 미치는 영향, 국채시장, 국가신용등급, 거시경제를 다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맞받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여야 합의를 전제로 내걸었다. 김 총리는 이날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여야가 (요구하는) 35조, 50조원을 정부가 어떻게 감당하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도 "어느정도 여야가 큰 틀에서 합의하면 저희도 검토하겠다"며 "정부안을 내서 머리를 맞댈 순 있지만, 무조건 몇십조 짜내라 하면 사실 불가능한 요구"라고 했다.

    文 대통령 "신속한 지원이 생명"… 추경 증액 국회로 공 넘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신속한 지원이 생명인 만큼 국회의 협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며 국회로 공을 넘겼다.

    문 대통령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한시도 늦출 수 없다"며 "이분들의 어려움을 최대한 덜어드리기 위해 평상시에는 전례 없는 1월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단 문 대통령은 추경 증액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추경 증액과 관련,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김부겸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발언을 보면 논의를 국회에서 해달라고 했다"며 "정부가 다 수용할 수는 없겠지만 국회의 많은 의견을 듣고 있으니 지금은 제출된 추경안을 중심으로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할 시간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가 전날 정부의 추경안보다 약 40조원을 늘린 추경안을 의결한 것에 대해 김부겸 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반대의 뜻을 보인 것 관련해서는 "35조, 40조원이 되는 (추경) 규모에 대해서 경제부총리가 걱정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그런 취지의 말씀일 것이지 저는 다르게 해석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