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3일 이어 4일도 공식 일정 취소하고 서초구 자택서 칩거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 신년하례식 및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이동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 신년하례식 및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이동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4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을 놓고 장고에 들어가면서 당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尹,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무르며 쇄신안 고심

    3일 오전부터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한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출근하지 않고 서울 서초구 자택에 머무르며 핵심 참모 등과 선대위 개편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인사들이 직을 내려놓은 가운데 선대위 개편의 향방은 전적으로 윤 후보의 결정에 달렸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속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후보가 생각 중이니 아직은 결론을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며 "이견은 전혀 없고, 후보가 결심하느냐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선대위 개편 마지노선은 "빠를수록 좋다"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총괄·정책·조직·직능·종합지원·홍보 등 이른바 '6본부'를 총괄본부 산하에 배치해 후보와 관련한 모든 사안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총괄상황본부 일원화 체제 관철되나

    총괄상황본부 일원화 체제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그렇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선대위원장·본부장단의 사의를 전부 수용하고 선대위를 새로 꾸리느냐는 질문에는 "후보한테 전부 사의를 표명했다니 후보가 알아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3일 선대위 전면 쇄신론을 펼쳤고, 상임선대위원장·공동선대위원장 등 선대위 주요 인사들이 모두 직을 내려놓는 '초강수'를 뒀다. 다만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의 개편안을 그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윤 후보는 3일 자신의 동의 없는 선대위 전면 쇄신 발표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이 길어질수록 좋지 않다는 주변 의견에도 장고에 들어가면서 '김종인 배제론'을 검토한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정치신인인 윤 후보가 선대위 구성 초반 힘겹게 모신 '원톱'을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외연 확장에 중점을 두고 전국을 누비는 윤후보가 선대위 지휘관을 새로 영입거나 김 위원장 배제로 겪는 갈등을 감수하면서 모험을 한다면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선대위 인사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일방적 발표에 윤석열 후보가 서운함을 느꼈으나 단순히 '먼저 전달해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정도의 말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했다. 화를 내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지금은 후보 혼자만의 시간이다. (김종인 배제론은) 전부 각자 바람이 담긴 관계자들의 추측일 것"이라고 말했다.

    답답한 마음에 의원들도 각자도생

    윤 후보가 자신을 선대위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관측에 김 위원장은 "나하고는 관계가 없다"며 "그런 질문은 미안하지만, 안 하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아직은 후보가 자기 나름대로 최종 결정을 안 한 모양이니까 기다려보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나보다 우리 후보가 더 답답할 것이다. 후보가 선거를 앞두고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한다고 했으니까 오늘 내일 사이에 결말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보와 계속 소통하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내가 아는 것만큼은 알고 있으니까 염려 마시라"고 답했다.

    임태희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를 개편한다고 해놓고 물러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답답한 마음에 당 소속 의원들도 각자 움직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중진과 재선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개별적으로 모임을 열었다. 

    재선 김정재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를 통해 후보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했지만, 재선 의원들도 모여서 지혜를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