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활비→ 안보비로 바꾸더니… 비공식 예산 22%, 공식 예산 36% 증가청와대, 업무추진비로 지난 4년간 267억원 지출… 하루 1880만원씩 쓴 셈
  •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7월 2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유엔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7월 2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유엔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정부 들어 국가정보원의 '깜깜이 예산'이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 상납 논란이 된 '특수활동비'에 해당하는 '안보비'가, 공식 예산뿐 아니라 비공식 예산까지 모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8일 민간연구기관인 나라살림연구소가 정부의 '2020년 회계연도 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용처가 공개되지 않는 국정원의 비공식 예산은 문재인정부 들어 △2018년 5882억 △2019년 6000억 △2020년 6000억원으로 3년 동안 총 1조7882억원이 편성됐다. 국정원이 비공식 예산으로만 연평균 5961억원을 편성한 것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국정원의 연평균 비공식 예산이 박근혜정부보다 22% 늘었다. 박근혜정부가 예산을 편성한 4년(2014~17) 동안 특활비 등 국정원의 비공식 예산 총액은 1조9504억원으로, 연평균 4876억원이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 각 부처의 예비비 가운데 '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가 사실상 국정원의 비공식 예산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고 이날 머니투데이가 보도했다.

    비공식 예산 실제 지출액 24% 증가

    국정원 비공식 예산에서 실제 사용한 금액도 문재인정부 들어 크게 증가했다. 문재인정부의 경우 △2018년 5670억원 △2019년 5800억원 △2020년 5500억원이 각각 집행됐다. 총 1조6970억원으로 연평균 5657억원이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2014년 4150억원 △2015년 4552억원 △2016년 4963억원 등 총 1조3665억원이 쓰였다. 연평균으로 계산하면 4555억원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연평균 24%의 국정원 비공식 예산을 더 지출했다는 의미다. 중간에 정권이 교체된 2017년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국정원의 공식 예산도 문재인정부 들어 크게 늘어났다. 박근혜정부 때 국정원이 특활비 36억5000만원을 청와대에 상납했다고 2017년 검찰이 밝힌 이후, 현 정부는 특활비를 공식 예산으로 바꾸고 안보비라고 명명했다.

    국정원 공식 예산, 文정부 6549억 > 朴정부 4822억

    문재인정부가 편성한 국정원의 안보비 예산은 △2018년 4631억원 △2019년 5446억원 △2020년 6895억원 △2021년 7460억원 △2022년 8312억원 등으로 5년간 총 3조2743억원이었다. 연평균 6549억원 꼴이다.

    박근혜정부가 편성한 2014~17년 4년 동안의 국정원 공식 예산은 총 1조9286억원으로, 연평균 4822억원이었다. 문재인정부 들어 연평균 36%씩 불어났다는 말이다. 현 정부에서 국정원의 공식 예산과 비공식 예산이 모두 급증한 셈이다.

    문재인정부가 국정원 특활비를 폐지하고 안보비로 전환한 것은 재정 투명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국정원 공식 예산인 안보비 지출 내용은 비공식 예산과 마찬가지로 사용처가 국회에 공개되지 않는다.

    文 업추비, 與 인사 200명 스테이크 오찬 등 쓰여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지난 4년간 쓴 업무추진비도 박근혜정부보다 41%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된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의 업추비 예산 및 집행액'에 따르면, 2017년 5월10일부터 2021년 3월31일까지 1422일간 총 267억3024만원의 업추비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세금을 하루평균 1880만원 쓴 셈이다.

    박근혜정부 청와대(2013년 2월25일 ~ 2016년 12월31일)가 사용한 업추비 사용액은 연평균 약 47억원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연평균 액수는 약 67억원으로 늘어났다. 4년치를 종합해 비교할 경우, 문재인정부 청와대는 41% 가량(190억원→267억원)을 더 썼다.

    총선 6개월 전 초청 행사비 급증 

    뉴데일리가 청와대 업무추진비 중 '초청행사비'(2017년 하반기~2021년 1분기) 내역을 분석한 결과, 1·2위는 2019년 3분기 3억4437만원, 2019년 4분기 3억4002만원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체 분기 평균치인 2억5594만원보다 8000만원 이상 더 썼다.

    해당 기간인 2019년 8월에는 김정숙 여사가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스테이크 오찬'을 벌인 바 있다. 

    당시 김 여사는 오찬 자리에서 '앞으로도 원팀으로 힘써 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는 2020년 4월 총선을 7개월가량 앞둔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