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윤석열 2일 만찬 회동… 홍준표 "점령군처럼 보이면 안 돼" 핵심 체크"대선 후보가 당무에 매몰되면 안 돼… 당과 함께 가야 대선 승리할 수 있어""이준석 방치하면 안 되고, 선대위는 슬림화해야 한다" 정치선배로서 조언홍준표·김종인 관계 멀고, 이준석·김종인은 가까워… 윤석열의 정치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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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1월5일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 후 홍준표 의원(왼쪽)과 포옹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당 대표 패싱' 논란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를 향해 '점령군'이라는 표현을 빌려 쓴소리를 날렸다.홍 의원은 2일 저녁, 윤 후보와 깜짝 비공개 만찬을 갖고, 선대위 재구성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11월5일 국민의힘 최종 경선 이후 27일 만이다.尹 만난 홍준표 "이준석 방치 안 돼…'선대위 슬림화' 조언"홍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후보의 당무우선권은 제가 2006년 혁신위원장을 맡았을 때 만든 잠정적 권한에 불과할 뿐 만능은 아니다"라며 "대선을 원만하게 치르기 위해 후보에게 당 대표와 협의하라는 것"이라고 적었다.홍 의원은 "제가 후보였다면 이런 정신에 입각해 당을 이준석 대표에게 맡기고, 후보 정무팀과 일정 담당 비서실팀으로만 대선을 치렀을 것"이라며 "대선 후보가 당무에 매몰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또 선대위를 향해서는 "마치 점령군처럼 보이는 짓은 해서는 안 된다"며 "당과 함께 가는 대선만이 한마음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홍 의원이 윤 후보와 만남에 응한 배경에는 그간 윤 후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당 안팎의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홍 의원은 같은 날 만찬이 이뤄지기 전 '청년의꿈' 플랫폼에서 '윤석열과 만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한 한 청년의 글에 "몽니 부린다고 오해를 한다면?"이라고 반문했다.홍 의원의 검찰 선배가 동석한 만찬 자리에서 윤 후보는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이 대표와 갈등에 관해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만남은 이날 19시10분부터 22시50분까지 무려 3시간40분 동안 이어졌다.홍 의원은 3일 회동과 관련한 질문에 문자메시지로 "아직 제가 그런 말 할 입장은 아니지만, 이 대표 방치하면 안 되고, 선대위를 슬림화해야 한다고만 했다"고 답했다. 다만 선대위 합류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즉답하지 않았다.洪 "이준석이 원하는 것은 '존중'"… 선대위 합류 가능성은 보류이와 관련해 홍 의원은 이날 '청년의꿈' 플랫폼의 '청문홍답'에서 '이 대표가 선대위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캠프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합류하더라도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한 청년의 요구에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또 '이준석이 원하는 게 무엇일까'라는 질문에는 "존중"이라고 적었다.'의원님의 선대위 합류가 사실인 양 보도되는 기사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는 한 청년의 글에는 "아직은 선결문제가 좀"이라고 답했다.홍 의원의 이 같은 미온적인 반응에도 윤 후보 측에서는 만남 성사 자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윤 후보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지, 그의 정치 역량에 또 한번 이목이 집중된다.이 대표와 윤 후보 사이에서 깊어진 갈등의 핵심 쟁점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 문제이지만, 김 전 위원장 영입을 수용하는 순간 홍 의원의 지원은 요원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이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홍 의원은 1993년 검사 재직 시절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며 김 전 위원장의 구속 기소를 이끌어냈다는 주장이고,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 체제 당시 홍 의원의 복당을 끝내 허용하지 않았다.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이 같은 점을 설명하며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 및 정체현상은 어찌 됐든 김 전 위원장의 부재"라고 분석했다.신 교수는 "이 대표 입장에서도 윤 후보가 어떻게든 대선 승리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둘은 사이가 나빠도 '운명공동체'"라며 "김 전 위원장의 거취를 어떻게 할지 늦지 않게 담판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