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열심히 하겠다"…사퇴설 일축

김병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이 26일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사퇴설까지 나돌았으나 이런 관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또한 김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을 조정하지 않겠다며 힘을 실어 줬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 후보와 비공개 면담을 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임선대위원장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대선 이후 저는 제 인생의 어젠다로 돌아가려 한다. 선출직과 임명직 등 공직을 일절 하지 않겠다"며 사심 없이 윤 후보를 돕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안 맡고 하시는 문제는 제가 얘기해 드릴 사항은 아닌 듯하다"며 "저도 나름대로 윤 후보와 (김 전 비대위원장을) 찾아가서 상의도 드리고 다 했다. 잘되는 줄 알았는데 결과가 다른 방향으로 가서 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어제 (선대위) 본부장들 인사가 다 됐고, 선거가 하루가 급한데 그냥 있을 수는 없다"고 전제한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김 전 비대위원장이 어떤 입장이든 간에 선대위가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더 이상 이 이슈에 묶여 아무것도 못하면 안 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 두고 선대위가 출범하게 됐다는 지적에는 "출범은 빠를수록 좋다. 12월 초로 잡고 있으니 그렇게 하지 않을까"라며 "더 이상 모시고 안 모시고는 관계 없이, 선대위는 그냥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재차 선대위의 정상 출범을 강조했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이 맡은 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밝히면서 윤석열 선대위는 김 전 비대위원장과 더 멀어질 전망이다. 

윤 후보도 김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을 축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힘을 실어 줬다. 다만 김 전 비대위원장을 계속 설득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김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과 관련해 "특별히 역할을 조정하고 이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축소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선거운동은 기본적으로 각 지역의 선대위가 중심적으로 뛰고 중앙선대위는 방향을 잡고 지원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한 윤 후보는 "(김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같이 협의하고 논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이 김 전 비대위원장의 합류와 상관 없이 선대위가 출범한다고 발언과 관련해서는 "월요일 최고위원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선출됐기 때문에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며 선대위 정상 출범의 뜻을 굳혔음을 시사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와 관련해서는 "김종인 박사님과 관련된 것에 대해 자꾸 말씀드리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심스럽게 에둘렀다. 계속 김 전 비대위원장을 기다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에 이어 기자들을 만난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김 전 비대위원장을 모시는 것은 그대로인가'라는 질문에 "후보 주변의 많은 사람이 찾아가고 설득도 하고 있다"며 "하루속히 모셔서 총괄선대위원장이 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그러나 선대위 합류에 거듭 거부 의사를 밝혔다. 광화문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전 비대위원장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열심히 한다고 했으니 총괄선대위원장직을 고려 안 하는 것으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머리를 두 번 끄덕였다. 계속된 물음에 또 머리를 끄덕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