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캠프 '김영희 영입' 소식에 "연봉만 축낸 사람" 비판"김영희, 유능한 후배PD들 데리고 중국行… 소득 없이 귀국""부사장 임명 후 MBC 839억 적자… 예능 프로 론칭도 못해"
  •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 측이 김영희(61·사진) 전 MBC 콘텐츠총괄 부사장을 '선대위 홍보역'으로 영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MBC노동조합이 "김 전 부사장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MBC와 후배들을 저버린 장본인"이라며 '영입 계획 철회'를 주장하고 나서 주목된다. 김 전 부사장은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느낌표' '나는 가수다(나가수)' 등을 연출하며 MBC 예능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인물.

    "MBC의 '인적자산·지적재산권', 중국에 저가로 유출시켜"

    MBC노조는 17일 '최승호 사장 아래 MBC 경영을 망친 김영희 전 부사장의 대선캠프행 시도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김 전 부사장의 야당후보 대선캠프 영입이 거론된다는 기사가 나와 MBC 구성원들을 경악하게 했다"며 "김 전 부사장은 MBC의 인적자산과 지적재산권을 통해 성공한 뒤 2015년 MBC를 나오면서 이를 저가에 중국에 유출시킨 장본인"이라고 꼬집었다.

    MBC노조는 "중국으로 건너간 김 전 부사장은 '한한령'과 중국방송사들의 배신에 설 자리를 찾지 못하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 2018년 11월 '최악의 사장'이라 불리는 최승호 사장에게 스카우트 됐다"고 말했다.

    MBC노조는 "이후 김 전 부사장은 MBC 예능과 드라마의 '부활'을 주문받았으나 프로그램 하나 제대로 론칭하지 못했다"며 "김 전 부사장이 MBC에 콘텐츠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된 다음해인 2019년 MBC는 839억원 적자라는 최악의 경영실적을 거뒸고, 결국 그는 거액의 부사장 연봉만 축내다가 퇴사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기대했던 '초대형 예능프로그램'이 탄생하지 않았던 이유를 "예능PD 후배들의 비협조 때문"이라고 해석한 MBC노조는 "김 전 사장의 말만 믿고 MBC를 퇴사해 중국에 간 예능PD 5명이 '한한령'에 묶여 어떤 프로그램도 자기 이름으로 론칭하지 못하고 전성기를 허비한 뒤 귀국했는데, 김 전 사장은 그 과정에 대한 반성과 입장표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거액 연봉' 받으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사내 비난 여론


    MBC노조에 따르면 당시 김 전 부사장을 스카우트했던 후난위성 TV는 김 전 부사장이 만든 기획사에 1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주며 '마음대로 써서 프로그램을 론칭하라'고 했으나, 효도를 주제로 한 '폭풍효자' 이외에는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후난위성 TV가 2017년 '나가수' 판권 계약을 중단한 뒤 진행 방식에 약간의 변화를 준 프로그램을 자신들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고, 한국 스태프는 자문만 하라며 배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5년간 MBC가 추진했던 중국시장 공략은 '모방'과 '베끼기', '핵심인력유출'이라는 문제만 남기고 실패하게 됐다는 게 MBC노조의 주장이다.

    MBC노조는 "이러한 실패의 중심에는 인력 유출에 앞장섰던 김 전 부사장이 있었다"며 "MBC의 인적자산, 지적자산을 무단유출시킨 책임을 지지 않는 그에 대한 MBC 구성원들의 분노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MBC노조는 "김 전 부사장이 재임할 동안 회사는 두 차례 명예퇴직을 실시했는데, 그 직원들은 대부분 2017년말 언론노조 주도 파업에 불참한 이후 좌천과 징계 등으로 고통을 받아왔던 성실한 직원들이었다"며 "김 전 사장은 자신의 야망을 위해 MBC를 버리고, 후배들의 인생을 망가뜨렸던 실패의 과거를 '유능한 CEO'로 각색하는 일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영희 영입 확정" VS "아직 확정은 아냐"… 이견 '뚜렷'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 측은 지난 16일 복수 언론을 통해 김 전 부사장의 영입을 추진 중인 사실을 알렸다. 이에 대해 김 전 부사장은 "정권교체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제안을 받고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채널A에 전했다.

    그러나 한 캠프 인사는 한국일보에 "김 전 부사장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기로 했다. 선대위 조직이 꾸려지고 나면 홍보 부문에서 역할을 맡으실 것"이라며 김 전 부사장의 합류를 기정사실화 하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캠프 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전 부사장의 영입이 아직 확정된 건 아니라며 "워낙 캠프가 커지고 있다보니 전부 확인할 수 없고, 누가 누굴 데려온다더라 이런 걸로 기사들이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