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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김민걸·정재창 수사 흐지부지… '대장동 게이트' 알아서 선 긋나

유동규·김만배·남욱 구속 이후 대장동 검찰 수사 지지 부진… '녹취록' 제공 정영학은 구속 면해유동규에 3억 건넨 정재창, 김민걸 전 전략사업실장도 수사선상서 제외… "수사 최소화 의도"

입력 2021-11-09 16:39 수정 2021-11-09 16:56

▲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의혹 사건 전담수사팀이 지난 9월 2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화천대유 사무실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과 관련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전담 수사팀이 일부 인사들을 대상으로 '봐주기 수사' 의혹을 받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을 구속한 이후 대장동 연루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사가 전혀 확대되지 않은 탓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대장동 수사를 그간 구속된 이들을 끝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려고 선을 긋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영학, 대장동 사업 설계 의혹에도 구속 면해

검찰의 수사망을 피해간 인물로는 우선 천화동인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이른바 '대장동 4인방' 중 유일하게 구속을 피했다.

대장동 사업 설계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등 나머지 3명에 못지않은 역할을 한 정 회계사는 해외 유령법인을 통해 대장동 아파트 시행사업 투자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대장동 사업 초기 추진 과정을 지켜본 한 인물은 "사업 설계의 모든 내용이 정 회계사 머리에서 나왔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정 회계사는 검찰이 김씨와 남 변호사를 구속하는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검찰에서는 "정 회계사가 수사팀이 딱 원하는 만큼 진술해 주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걸, 남욱 추천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입성

정 회계사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민걸 회계사 역시 검찰 수사망을 피해 갔다. 김 회계사는 같은 회계법인에서 일하던 정 회계사의 추천으로 2014년 11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으로 영입됐다. 전략사업실은 유 전 본부장이 황무성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표를 쓰도록 압박하기 전 신설된 부서다.

김 회계사는 같은 시기 남욱 변호사 추천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으로 영입된 정민용 변호사의 직속상관이었고,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공모지침서는 정 변호사가 작성해 김 회계사를 거쳐 유 전 본부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정 변호사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김 회계사를 대상으로는 지난달 2~3차례 참고인 조사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 공소장에도 김 회계사의 역할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 직속 부서인 전략사업실의 실세로 활동한 김 회계사를 검찰이 수사선상에서 사실상 제외한 셈이다.

정재창, 남욱·정영학과 함께 유동규에 3억원 제공 혐의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으로 돌아선 위례자산관리 대주주 정재창 씨 역시 수사선상에서 빠졌다. 정씨는 남 변호사, 정 회계사와 함께 유 전 본부장에게 3억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공소장에 2013년 정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가 함께 3억5200만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다고 적시했다. 정씨는 해당 돈이 전달되는 과정과 관련한 사진·동영상을 근거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를 압박했고, 이를 통해 두 사람에게 12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정재창, 2010년 대장동팀서 9억대 허위 용역비 받아… 수원지검, 불기소

정씨는 대장동팀으로부터 9억원대 허위 용역비를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지난 2일 경향신문은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에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판교PFV) 등에서 정씨가 허위 용역비 9억73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예금보험공사가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남 변호사가 실소유주인 나인하우스와 판교PFV는 2010년 1월11일부터 2월17일까지 정씨가 대표로 있는 부동산 개발 컨설팅업체 피엠지파트너스(현 봄이든)와 용역계약을 했는데, 예금보험공사 조사 결과 토지 및 빌라 매매 관련 용역작업을 진행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정씨는 9억7000여 만원 가운데 3억3000만원은 전세보증금을 지급하는 데 썼고, 1000만원으로는 수원CC 회원권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또 컨설팅 운영비 및 개인적 용도로 9300만원을 사용했고, 남 변호사 아내로부터 빌린 대출금 상환에 2000만원, 판교PFV 빌라 취득세 납부에 4200만원을 사용했다.

예금보험공사는 2014년 허위 용역비 취득 사실을 검찰에 통보했지만, 당시 대장동 비리를 수사하던 수원지검은 정씨를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씨는 아마추어 골프 선수 출신으로 금융·증권업계에 넓은 인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검찰 수사, 언론 따라가는 수준… 수사 확대 피하려는가"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유동규·김만배·남욱' 등을 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헌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은 이날 통화에서 "검찰이 이렇게까지 연루자들에 대한 수사를 안 하는 것은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지금 검찰 수사는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내용을 억지로 따라가는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홍세욱 '경제를생각하는변호사모임' 상임대표는 "검찰이 수사를 최소화하려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결국 검찰이 이 정도 선에서 수사를 끝내겠다라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며 "정치권에도 그런 사인을 보내는 것으로도 보인다"는 것이 홍 대표의 분석이다.

홍 대표는 "검찰이 김만배 씨나 유동규 전 본부장의 경우 워낙 이름이 알려져 주목의 대상이 되니까 구속은 시켰지만, 나머지 사람들까지 구속 수사하게 되면 굉장히 사건이 커진 느낌을 줄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대장동 사건이 대형 비리인 것처럼 보이게 되고, 수사망이 이재명 후보를 향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을 꺼리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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