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통과해도 법사위…'최종 관문' 법사위원장1951년 도입 체계·자구 심사권…여야도 개편 공감사실상 '상원' 된 법사위…법조계 "권한 손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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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국회 후반기 원구성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이종현 기자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법제사법위원회를 중심으로 다시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자 국민의힘은 국회 일정 보이콧과 법사위 회의장 앞 규탄 시위로 맞섰다.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회의실 앞에서 민주당의 원 구성 강행을 규탄했다. 회의장 안에서도 '국민 무시 협박 원구성' '법사위 집착 재판취소 빌드업'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한 뒤 퇴장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빠진 가운데 회의를 이어갔다.법사위원장은 원 구성 때마다 여야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반복되는 갈등의 배경으로 법사위가 가진 '체계·자구 심사권'을 지목한다. 다른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도 본회의에 오르기 전 법사위 문턱을 다시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
- ▲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지난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법사위 둘러싼 여야 대치 … 입법 주도권 경쟁후반기 원 구성 협상은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은 제1당이,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맡아온 관례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원내 1당이 국정 운영에 책임을 지기 위해 법사위를 맡아야 한다고 맞섰다.결국 민주당은 법사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고 국민의힘은 상임위원 사임계 제출과 국회 일정 보이콧으로 대응했다.법사위원장이 중요한 이유는 다른 상임위원회의 법안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도 법사위에서 계류되면 본회의에 오르지 못한다.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국정과제 입법에 속도를 낼 수 있고 야당이 맡으면 정부·여당 입법을 견제할 수 있다. 민주당이 검사의 직접수사권·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면서 법사위의 정치적 비중은 더욱 커졌다. -
- ▲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지난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이크를 움켜쥐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상임위 법안 다시 심사 … 사실상 '상원 역할'국회법에 따르면 법률안은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뒤 본회의에 상정되기 전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를 받아야 한다. 법률 간 충돌 여부와 문구의 정확성을 점검해 법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다.그러나 실제 국회에서는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의 범위를 넘어 법안 내용을 수정하거나 처리를 지연시키는 사례가 반복됐다. 이 때문에 법사위가 '상임위원회 위의 상임위원회'로 기능하며 단원제 국회에서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체계·자구 심사권은 국회 내 법률 전문가와 입법 지원 조직이 부족했던 1951년 도입됐다. 하지만 현재는 각 상임위원회 전문위원과 국회입법조사처, 국회사무처 법제실 등이 법률 검토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중복 심사라는 지적도 나온다.국회입법조사처는 올해 1월 보고서에서 소관 상임위원회가 체계·자구 심사를 직접 맡거나 별도 전담기구를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은 연방의회 법제실, 일본은 중·참의원 법제국이 법안의 체계와 문안을 검토하는 등 전문 지원조직이 해당 역할을 맡고 있다.정치권도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별도의 체계·자구심사위원회 신설안을,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를 법제위원회와 사법위원회로 분리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
- ▲ 조정식 국회의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 법조계 "법사위가 입법의 문고리 … 권한 손질해야"법조계에서는 법사위가 법률 검토 기구를 넘어 입법의 성패를 좌우하는 권력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지적한다.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헌법학을 가르친 황도수 변호사는 "모든 법률안이 법사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된다"며 "법사위를 통과해야 본회의에 올라갈 수 있어 일종의 '문고리'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이어 "과거에는 법안을 한 번 더 법률적으로 검토하자는 취지였지만 현재는 제도가 왜곡됐다"며 "각 상임위원회가 책임지고 법안을 심사하는 구조가 맞고 법사위가 다시 심사하면 상임위원회의 책임성이 약해진다"고 지적했다.또 "현행 제도를 유지한다면 법사위원장은 야당이 맡아 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오승준 법무사는 "일반 국민들은 여야 간 정치적 대립으로 보지만 본질적으로는 법사위의 구조적인 문제가 더 크다"며 "법사위를 통과하느냐 못 하느냐가 입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경쟁이 반복된다"고 말했다.이어 "법사위 제2소위는 오랜 관행상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법안이 통과되지 않고 임기가 끝나면 자동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오 법무사는 "법무부와 대법원, 당시 대한변호사협회와 대한법무사협회도 모두 찬성한 법무사 본인확인제도 도입 법안도 제2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며 "국회법은 체계·자구 심사만 하도록 규정하지만 실제로는 법안 내용까지 심사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체계·자구 심사 기능을 법사위에서 분리해 중립적인 전문기구로 이관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법안이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되도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