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유착 의혹 불거지자 경찰 총력 대응보완수사권 논란엔 선 긋기…"개혁 후퇴 안 돼"조직 일각서 "보완수사권 필요" 목소리도"국민이 보는 건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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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23)씨가 지난 5월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소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광주 여고생 살해범'인 장윤기의 부친과 현지 수사팀 간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을 앞두고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 권한은 확대될 예정이다.경찰 수사 권한이 확대되는 만큼, 이번 장윤기 사건처럼 보완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경찰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증거인멸이나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을 사후 검증할 장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특별수사팀을 확대하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까지 해외 일정을 접고 조기 귀국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경찰청은 기존 광주경찰청이 맡고 있던 장윤기 사건을 국가수사본부 직속 특별수사팀으로 확대 개편하고 수사 인력을 광주 현지로 파견했다.검찰은 장윤기 부친인 현직 경찰관과 당시 광주광산경찰서 수사팀 소속 경찰관들을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증거인멸방조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광주지검은 전날 광주 광산경찰서를 대상으로 수사팀장의 증거인멸 등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광주광산서 수사팀장을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어 장윤기의 아버지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미국 출장 중인 유재성 직무대행도 당초 일정보다 하루 이른 오는 10일 귀국하기로 했다. 유 대행은 귀국 직후 특별수사팀으로부터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후속 조치를 점검할 예정이다.입건된 경찰관들은 구속영장 내용 등 수사 정보를 장윤기 부친에게 전달하고, 장윤기의 차량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를 확보하지 않거나 차량 수색 영상을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윤기 부친은 수사 상황을 수시로 전달받고 이를 토대로 휴대전화를 소각하고 리얼돌 등 사건 관련 물품 폐기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
- ▲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경감이 8일 오전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보완수사권 필요성 드러낸 장윤기 사건장윤기 수사팀 유착 의혹은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장윤기 사건 송치 이후 보완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찰 수사기록과 압수물 등을 다시 살펴보다 수사팀과 장윤기 부친 간 통화 내역과 증거인멸 정황 등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경찰 내부의 수사 정보 유출과 증거인멸 의혹이 드러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졌다. 검찰은 이를 계기로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권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찰이 다시 살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직접 보완수사를 하거나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검찰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확인되지 않은 범죄 혐의나 증거인멸 정황 등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앞서 경찰청은 장윤기 사건 수사팀장이었던 광주 광산서 수사팀장 A 경감의 증거인멸 혐의가 포착되면서 장윤기 사건 처리 전반에 대한 수사 감찰에 착수했다.경찰은 지난 7일 관련 경찰관들이 장윤기 부친에게 수사 상황을 전달한 정황이 확인되자 수사 감찰을 즉시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다만 유착 의혹 대상이 같은 경찰이라는 점에서 수사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지적이다. -
- ▲ 경찰. ⓒ뉴데일리 DB
◆경찰 내부서도 "보완수사권 필요" 목소리 나오는데경찰관 노조 대안 조직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는 전날 유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경찰직협은 입장문에서 "장윤기 사건 초동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 국민과 유족께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그러나 일각에서 거론되는 보완수사권 존치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경찰직협은 "일부 사례를 이유로 형사사법 개혁을 후퇴시키려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사건을 이유로 형사사법 개혁 방향을 되돌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반면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현직 경찰관들이 이용하는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번 사건을 보니 보완수사권은 유지해야 한다" "보완수사요구권과 별개로 보완수사권은 필요하다" "누가 봐도 계획범죄 정황인데 경찰 단계에서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등의 의견이 잇따라 올라왔다.경찰 안팎에서는 신뢰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수사권 논쟁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사권 논쟁보다 이번 사건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보여줘야 경찰로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검찰의 논리대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국민에게 다가오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한 경찰 출신 인사는 "국민이 보고 있는 것은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라며 "증거인멸과 유착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보완수사권보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