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맥줏집 등 식당 4곳 운영하던 50대 자영업자, '극단적 선택' 소식 알려져 죽기 전 원룸 빼 직원 월급 준 자영업자… 울분 토한 20년 지기, 정부의 탁상 공론 비판
  • ▲ 정부의 코로나-19에 따른 행정명령 등 강력한 영업제한을 이어가는 가운데, 23년간 맥줏집을 운영해 온 자영업자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자영업자 영정사진. ⓒ연합뉴스
    ▲ 정부의 코로나-19에 따른 행정명령 등 강력한 영업제한을 이어가는 가운데, 23년간 맥줏집을 운영해 온 자영업자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자영업자 영정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에 따른 행정명령 등 정부가 강력한 영업제한을 이어가는 가운데, 23년간 맥줏집을 운영해 온 자영업자의 극단적 선택 소식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999년 서울 마포 맥줏집을 시작으로 식당·일식주점 등 식당 4곳을 운영하던 자영업자 A(57)씨는 지난 7일 자택인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사망 시점은 발견되기 며칠 전으로 추정됐다. A씨가 지인에게 연락한 마지막 날은 8월31일이었다고 한다.

    A씨의 가게는 방송에 여러 번 소개될 만큼 인기 있는 회식 장소였다. 연말에는 단체 예약도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사업 규모가 커지자 직원들에게 업소 지분을 나눠줬다. 요식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주5일제 등을 시도하며 직원 복지에도 앞장섰다고 전해졌다.

    그러던 A씨도 코로나19에 따른 영업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매출이 절반에서 3분의 1로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말 정부의 영업제한조치가 강화되면서 손님은 더 끊겼다. A씨에게는 100석 규모의 가게 1곳만 남았다. A씨는 이 곳의 월세 1000만원, 그리고 직원 월급도 감당할 수 없게 됐다고 한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A씨는 직원들에게 남은 월급을 주기 위해 살고 있던 원룸도 뺐다. 그래도 부족한 돈은 지인들에게 빌려 채웠다. A씨 휴대전화에는 채권을 요구하거나 집을 비워달라는 문자 메시지들이 남아있었다고 전해졌다.

    A씨의 발인은 12일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있었다. A씨의 20년 지기 김수만(45)씨를 비롯, A씨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0년 지기 김씨는 빈소에서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했다.

    김씨는 매체에 "A씨에게 장사는 삶의 일부였다"면서 "단체업소에 손님 2명만, 9시~10시까지 받으라고 하면 장사를 어떻게 하는가. 탁상에 앉은 사람들은 계속 2주씩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미루는 결정만 하면 되겠지만 왜 희생은 자영업자만 해야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가 원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힘들다는 말을 잘 안 하는 사람이었다"며 "마지막에 봤을 때는 많이 야위었던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파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 밥을 잘 못 먹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씨는 이어 "만날 '나라에 곳간이 빈다'고 하는데, 그러면 곳간을 채워두는 이유는 위급할 때 쓰려고 채우는 것 아닌가"라면서 "나라는 안 망했지만, 국민이 다 죽는다면 곳간을 어디에 쓸 것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