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모욕 줘 폭력 유도하며 촬영까지… 괴롭힘 못 견딘 여직원 결국 일 그만둬노조 "해당 여직원, 조합원 해고되고 대체인력으로 투입돼… 진상조사 하겠다"
  • ▲ 택배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김포 택배대리점주의 운구차량이 2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마련된 분향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택배 노조를 원망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김포 택배대리점주의 운구차량이 2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마련된 분향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지역 한 택배 분류장에서 택배노조원들이 조합에 소속되지 않은 여성을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노조원들은 비조합원 여성을 향해 욕설과 성적 모욕을 주며 폭력을 행사하도록 유도했고, 이 장면을 촬영해 경찰에 신고하며 피해자 행세를 했다.

    조선닷컴은 3일 한 택배대리점협회가 제공한 지난 2월 초 경남의 한 택배 분류장(터미널)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여직원 A씨가 분류작업을 위해 컨베이어 작업대 앞에 자리 잡으려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A씨는 비노조원으로 알려졌다.

    남성 노조원들, 비조합원 여직원 둘러싸고 욕설에 모욕

    영상에 등장한 한 남성 노조원은 작업 중인 A씨 옆으로 다가와 팔로 A씨를 막고는 뭔가를 중얼거렸다. 그 순간 노조 머리띠를 맨 다른 노조원들도 A씨를 둘러쌌다. 

    조선닷컴에 따르면, 택배대리점협회 관계자는 남성 노조원이 A씨에게 "야, 꺼져" "왜 여기 있어"라는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계속했다고 전했다.A씨는 이런 행위를 무시하고 작업 지점으로 가려 했지만, 남성 노조원은 비켜주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A씨가 싸움을 피하려 외면하자 노조원들은 급기야 '썅X아' '씨XX아' 등 여성비하 욕설까지 퍼부었다. A씨를 향한 괴롭힘이 심해지는 와중에도 다른 노조원은 이들 뒤에서 이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기 시작했다.

    욕설을 하던 남성 노조원은 A씨를 향해 얼굴을 내밀며 '뺨을 때려 보라'는 시늉을 했다. 그래도 A씨가 반응이 없자 이 노조원은 주먹을 이용해 성적 제스처를 취했다. 결국 참지 못한 A씨는 노조원의 뺨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았다. 이에 택배노조는 '자신들이 폭행 피해자'라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영상 찍으며 "뺨 때려 보라"... 실제 뺨 때리자 '폭행 피해자' 행세

    A씨는 택배 일을 하며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집단 괴롭힘 사건이 발생한 뒤 일을 그만뒀다고 조선닷컴은 보도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당한 노조활동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이렇게 불법적으로 비노조원의 업무를 방해하고 열심히 살려고 하는 택배기사와 대리점주를 괴롭히는 것은 이제 막 성장하려는 택배산업을 엎으려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택배노조의 한 간부는 3일 통화에서 "당시 해당 택배 분류장의 노조 조합원이 해고돼 A씨가 대체인력으로 들어온 상황이었다"며 "이를 따지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따로 밝힐 입장은 없다. 정확한 진상조사를 벌인 뒤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