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北, 7월 초 영변 원자로 재가동"… 외교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었다"통일부, 7월30일 대북 물자반출 승인…“한미훈련 연기하는 게 바람직” 주장국정원 8월 초 “한미훈련 연기" 주장… 외교부 "북한과 인도적 협력 패키지"서병수 “文, 지금이 풍산개 젖병 물릴 때인가… 대한민국 대통령 맞나” 비판
  • ▲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IAEA는
    ▲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IAEA는 "북한이 지난 7월 초부터 영변 핵시설 내 플루토늄 원자로를 재가동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7월 초부터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했다는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의 보고서가 공개된 뒤 “문재인정부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남북 통신선 연결을 홍보하고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주장했느냐”는 비판이 야당 등에서 나왔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영변 핵 재가동하는데 대통령은 풍산개 젖이나 먹일 때였느냐”고 맹비난했다.

    IAEA 보고서 공개 후 통일부·외교부 “정부는 알고 있었다”

    “북한이 7월 초부터 영변의 플루토늄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이 원자로의 폐연료봉을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만드는 재처리 시설도 가동 중인 것으로 보인다”는 IAEA 보고서가 지난 30일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통일부는 이날 “정부는 긴밀한 한미공조 아래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을 지속적으로 감시 중”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또한 같은 내용으로 답하면서 “해당 사실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새로운 정보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던 시기에 청와대와 정부가 남북 통신선 복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남북대화를 향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나아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자는 목소리까지 냈다는 점이다.

    “영변 상황 알았다”는 통일부, 대북 물자반출 2건 승인… “한미연합훈련 연기하자” 주장까지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7월27일 남북 통신선이 복구된 이튿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북 통신선 복원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가장 낮은 단계의 조치”라며 “남북정상회담도 하나의 단계이고 최종 목표는 비핵화”라고 주장했다.
  • ▲ 지난 7월 3일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 품에 안긴 강아지는 김정은이 선물한 풍산개가 낳은 새끼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 지난 7월 3일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 품에 안긴 강아지는 김정은이 선물한 풍산개가 낳은 새끼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통일부는 지난 7월30일 민간단체의 대북 물자반출 2건을 승인했다. 같은 날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국가정보원 또한 8월 초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며 통일부에 힘을 실었다. 외교부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미국을 찾은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여러 분야에서 북한과 인도적 협력이 가능하도록 패키지를 만들어가기 위해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해수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살해당한 이후 한마디 사과도 못 받았고,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가동하는 등 대북제재를 버젓이 위반했음에도 문재인정부가 남북관계와 북한 비핵화와 관련 장밋빛 전망만 쏟아냈다는 비판의 근거가 됐다.

    서병수 “영변 원자로 재가동하는데 대통령은 개 젖이나 먹이고 있나”

    국민의힘 등 야당은 문재인정부가 영변 원자로 재가동을 알았음에도 관련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대신 남북 통신선 복원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을 비판했다. 특히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영변 핵시설이 재가동 중인데 대통령은 풍산개 젖 먹이고 있었느냐”고 맹비난했다.

    서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징후가 포착된 사실을 언급한 뒤 “북한이야 원래 그렇다 치지만 더 황당한 건 문재인정부 대응”이라며 “북한 핵시설 재가동을 알고도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7월3일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을 비판했다. 당시 문 대통령 페이스북에는 김정은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가 낳은 새끼들에게 젖병으로 우유를 먹이는 사진이 올랐다.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할 때 강아지에게 젖병 물리는 활동을 홍보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한 술 더 떴다”고 서 의원은 비판했다. 8월 초 김여정이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하라고 요구하자 이에 호응해 훈련 연기를 주장했다는 것이었다. 

    서 의원은 “정말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정원장이 맞느냐? 도대체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더 북한의 핵위협에 노출되고 이런 수모를 당해야 정신을 차릴 거냐”며 문재인정부를 비판했다.

    “남북관계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은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질타한 서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존립이 걸린 이 문제를 대통령이 절대 회피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단호하고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