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산, 블로그에 尹 만남 공개… "尹, KO 노리는 타이슨 같은 정치 하겠다고 해"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 강북권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강민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 강북권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강민석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에 상소문 형태의 청원글 '시무 7조'를 써 문재인정부를 비판했던 조은산(필명)이 최근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조은산은 3일 자신의 블로그에 '윤석열 전 총장을 만났다'는 글을 게시했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일주일 전에 만났다는 것이다.

    "정의는 인간의 사적인 감정일 뿐"

    조은산은 "식사를 겸한 대화는 100분가량 이어졌고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구체적 내용을 되짚기 힘들어 짧은 메모에 근거해 이 글을 남긴다"고 밝혔다. 

    먼저 조은산은 "조국 수사를 왜 했느냐고, 국정원 수사에 이어 적폐청산까지 마무리했으니 진보진영의 화신으로 거듭나지 그랬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조국 수사는 정의도 아니고 정치도 아니었다. 그건 상식이었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자신에게 씌워진 '정의'라는 단어를 부담스러워했다고 조은산은 전했다. "의외로 그는 '정의'를 경계하고 있었다. 정의도 결국 인간의 사적인 감정일 뿐이며, 검사가 정의감에 물든 순간 수사는 공정을 잃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직업인으로서의 검사는 정의보다 윤리와 상식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조은산은 설명했다.

    정권을 향한 검찰 수사가 이어질 때 외부의 압력이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조은산은 윤 후보가 "압력은 굉장히 지속적이고 굉장히 소프트하게, 그러나 굉장히 강력하게 밀고 들어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기본소득, 시도만 있고 성공은 없어"

    윤 후보는 여권의 잠재적 경쟁자 중 하나인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핵심공약인 '기본소득'에는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고 조은산은 밝혔다. "시도는 있었지만 성공은 없었다"며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몰린 아이들·노약자·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 및 근로 무능력자를 향한 두꺼운 복지정책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윤 후보의 주장이었다고 한다. 

    조은산은 또 윤 후보에게 "한 대도 안 맞으려 요리조리 피하는 메이웨더, 우직하게 두들겨 맞으며 K.O 노리는 타이슨, 둘로 비교하자면 어떤 스타일의 정치를 하고 싶은가?"라고 물었고, 이에 윤 후보는 별다른 고민 없이 "타이슨"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여 분이 넘는 시간 동안 윤 후보와 대화를 이어간 조은산은 "그는 듣던 대로 달변가였다"며 "그러나 그는 모든 걸 안다는 듯 말하지 않았고, 모든 걸 받아들일 것처럼 말했다"고 평가했다. 

    40대 가장인 조은산은 지난해 8월27일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를 풍자한 '시무 7조'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려 화제를 모았다. 이 게시글에는 43만9611명이 동의했다. 당시 청와대는 "정부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