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취임 한 달 만에 최대 위기…"철학 부재" 당내 쓴소리 쏟아져송영길 "전 국민 지급 李가 먼저 얘기"… 이재명 "약속 지켜야" 압박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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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갖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청년돌풍'을 일으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한 달 만에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이 대표가 여당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론에 덜컥 합의했다 이를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면서다.이준석, 한 달 만에 '리더십 한계' 왔나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지원금 합의 및 번복 논란을 빚은 이 대표를 향해 "당의 철학을 이야기하는데 자꾸 본질을 호도하고 기술로 대응한다"고 비판했다.앞서 이 대표는 지난 12일 저녁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 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덜컥 합의했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당 내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같은 날 오전 국민의힘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선별적 지원'을 못박은 상황이었던 데다 '전 국민 지급'은 기존 당론과도 역행해 "제왕적 당대표, 철학의 붕괴"(윤희숙) "원내 사전조율 없는 월권행위"(김태흠) 등 당 내에서 비판이 쏟아졌다.이 같은 당 내 반발에 국민의힘은 만찬 회동 100분 만에 '검토 합의'였다는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또 대변인과 언론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소통의 오류가 있었다는 취지로 수습에 나섰다.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에게 "합의했다는 사실 자체가 팩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도 같은 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확정적 합의보다는 가이드라인에 가까운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오해'라면서도… "'주지 말자', 옳은 전략인가"그러나 파장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합의에 담은 것"이라며 "처음 언론이 '재난지원금 전 국민 합의'를 속보로 내다 보니 당 대권주자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 같다"고 거듭 해명했다. 합의에 '단서조항'을 달았다는 점과 향후 상황에 따른 '검토' 합의였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저는 대선을 앞두고 재난지원금 지급 논쟁에서 '주지 말자'의 스탠스를 취하는 것 자체가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인지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문하고 싶다"면서 당 내 비판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이와 관련해 윤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에서 "다음 세대로부터 돈을 당겨와 쓸 때는 피해 국민에게 우선 지원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원칙이자 철학"이라면서 "이런 철학으로 역사 앞에 책임 있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누구 한 사람이 덜컥 바꿔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윤 의원은 이어 "이런 것을 바꿀 때는 당원과 지지자, 의원 전부가 앉아 머리 터지는 토론을 해야지 덜컥 바꿀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원내 소통 부재와 정치적 철학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를 거듭 제기한 것이다.'작은 정부론' 외쳐 놓고… "전형적인 철학 부재"아울러 이 대표가 '보편적 지급'에 긍정적 '뉘앙스'를 내비치는 것도 그의 '작은 정부론' 주장과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최근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작은 정부론'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이와 관련해 김행범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여가부·통일부 폐지 논의를 '작은 정부론'으로 잡았다면서 여권의 전 국민 대상 재난지원금에 우호적 스탠스를 보인다면 보수정치 철학의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김 교수는 또 "청년이 당권을 잡은 파격적인 상황에서 순기능을 주려면 이에 상응하는 파격적인 보수정책을 보여주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한편, 당내 일각에서는 이 대표를 겨냥한 비난의 화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 전화 인터뷰에서 "합의했다는 명백한 근거가 없는데도 너무 몰아치는 것 같고, 이게 구태정치라고 본다"며 이 대표를 비호했다.여권에서는 이 대표를 향해 '합의 번복'을 비난하며 약속을 이행하라는 압박을 이어갔다. 송 대표는 지난 13일 울산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 이후 취재진에게 "이 대표가 전 국민 지급을 먼저 얘기했다"고 주장했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대표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