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 "일제 점령한 미국이라는 의미" 말 바꿔 원희룡 "잘못된 역사인식보다 잘못 인정 안하는 태도가 더 문제"
  • ▲ 원희룡 제주지사가 6월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체인지메이커스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겸 팬클럽 발대식에서 강연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정상윤 기자
    ▲ 원희룡 제주지사가 6월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체인지메이커스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겸 팬클럽 발대식에서 강연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정상윤 기자
    여권 유력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한민국은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1948년 대한민국 수립 이전의 미군정기를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를 두고 "비겁하다"며 "잘못된 역사 인식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원희룡 지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100년'을 만들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을 닮은 이재명 지사가 (문 대통령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까지 닮았다"며 이처럼 비판했다. "자기를 비판하는 상대방을 지식부재라고 몰아부치는 적반하장의 공격성은 본성인가 보다"고도 했다.

    원희룡 "잘못 인정 안하는 이재명, 문재인 닮았다"

    원 지사는 "이재명 지사는 '친일세력과 미점령군이 합작해 지배체제를 만들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깨끗하게 출발 못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면서 "나라를 다시 세우겠다는 각오까지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을 친일세력과 미점령군이 만든 지배체제로 더럽혀진 나라로 이야기한 것은 이재명 지사 본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지사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 1일 경북 안동의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해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 단계와는 좀 달라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해 사실 그 지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통령, 이런 불안한 말 한 적 없어"

    그러자 여야 대선주자들은 함께 이 지사의 역사인식을 문제삼았다. 정 전 총리는 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대통령들은 단 한 번도 이런 식의 불안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대한민국의 출발을 부정하는 이지사의 역사 인식이 참으로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 지사가 충격적 역사관을 밝혔다"고 하는 등 정치권 논란이 가열됐다.

    이 지사 측은 논란이 커지자 "한국을 점령한 미국이라는 뜻이 아니라 당시 일제를 점령한 미국이라는 의미에서 미군 스스로도 점령군이라고 표현했다"고 해명했다. 이 지사의 발언이 "친일 잔재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현실을 지적한 것"이라고도 했다.
  • ▲ 지난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 자료사진. ⓒ이종현 기자
    ▲ 지난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 자료사진.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