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대변인, 18일 오전 지상파 방송서 "국민의힘 입당 당연"1시간20분 만에 기자들 단톡방에 "입당 여부는 이후 판단"하태경 "화법 뚜렷하지 않다"… 유승민 "간 보기 그만" 비판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하부에 위치한 이회영 기념관을 둘러본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 하부에 위치한 이회영 기념관을 둘러본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에서 18일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두고 엇갈린 메시지가 나와 혼선을 빚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의 행보가 '간 보기'라며 피로도를 지적했다.

    윤석열 '입' 이동훈 "국민의힘 입당 당연"

    윤 전 총장 캠프의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이 '당연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전화 인터뷰는 약 20분간 진행됐다.

    이 대변인은 먼저 윤 전 총장의 정치참여 선언을 "6월27일"로 예고했다. 다만 27일이 일요일인 점을 감안해 순연 가능성을 암시했다.

    "실무적인 문제가 있다 보니 일정이 좀 늦춰지고 있다. 대충 그 언저리가 아닐까 싶다"고 말한 이 대변인은 '27일이나 28일, 29일, 이렇게 되겠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입당은 "민심투어를 반영해서 최종 결론을 내겠다"면서 "입당선언은 좀 추후에 할 계획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의 '민심투어' 계획을 두고 "국민이 짜증낼 것"이라고 비난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민이 최대한 짜증내지 않도록 하는 민심투어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당선언 일정은 민생투어 이후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또 '국민의힘 중심으로 많이 생각을 하시니까 국민의힘 입당은 당연한 것으로 우리 청취자들이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진행자의 확인성 질문에 "그러셔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질문 직전 이 대변인은 "텐트를 치려고 그러면 중심축을 어디에다 박느냐가 중요한데, 축을 국민의힘에 박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물론 제3지대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에다가 중심축을 박아야 되지 않느냐는 분들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보수의 중심, 국민의힘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윤 전 총장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당 당연"하다더니 1시간20분 뒤 "이후 판단"

    이 대변인은 그러나 전화 인터뷰 1시간20분 뒤인 오전 9시41분 기자들이 참여하는 단체 카카오톡방에 "입당 여부는 그 이후에 판단할 문제"라며 유보적 견해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윤 전 총장의 '직접 워딩'이라고 이 대변인은 밝혔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생각하는 민심투어는 영향력 있는 분들을 만나 다양한 목소리를 듣겠다. 시장 다니며 오뎅 먹는 것 아니다"라도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그로부터 40분 뒤 취재진에게 재차 메시지를 보내 "국민의힘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勿令妄動, 靜重如山. 물령망동, 정중여산)"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의 '입'인 대변인이 지상파 방송에서 국민의힘 입당론에 힘을 실은 지 2시간여 만에 다시 '신중론'으로 돌아선 것이다.

    "간 보기 그만하라" 야권서도 비판 나와

    이 같은 윤 전 총장 측의 '오락가락' 행보에 최근 야권 인사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대권주자들도 "윤 전 총장의 화법이 뚜렷하지 않다"(하태경 의원) "간 보기 제발 그만하라"(유승민 전 의원)는 등 윤 전 총장의 '간접 화법'을 문제 삼았다.

    김 전 비대위원장도 지난 17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행보를 두고 "유승민 전 의원이 말했던 식으로 간을 보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이 그동안 자꾸 애매한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에 국민으로부터 상당한 빈축을 살 수밖에 없는 처신을 했다"고 짚은 김 전 위원장은 "5월 중순쯤 본인의 입장을 확실하게 천명하고 행동에 들어가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이야기했는데, 윤 전 총장의 입장이 아직 분명하게 천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은 정치인이 아니고 검찰총장 지위에 있으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본인이 그 지지도를 어떻게 유지하고 확장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그 체제를 갖추는 데 그동안 좀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