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협력 방미단 기자회견…"초당적 코로나 백신 허브 특위 만들자"
  •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백신협력 방미대표단 결과 보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앉아 있다.ⓒ이종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백신협력 방미대표단 결과 보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앉아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은 26일 국회 차원에서 초당적인 '코로나 백신 허브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체결해 조속한 집단면역력 형성을 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을 아시아의 백신 허브로 만들자는 구상이다.

    김기현 "마스크 벗는 날까지 백신 확보 노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자당의 '백신 협력 방미대표단' 결과 보고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이 마스크를 벗는 그날까지 백신 확보 노력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며 "특위 구성에 전향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백신허브특위는 미국과 지속적인 파트너십, 협의 채널을 담당한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단순히 백신 병입 생산이 아닌 한국을 백신 생산·공급의 물류기지로 만들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정책과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권한대행은 현재 정부의 백신 수급 상황과 관련 "처음에는 안정성을 운운하면서 미뤘고, 이후에는 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큰소리치며 시간만 끌었다. 여당은 백신 확보를 위해 여야가 함께 노력하자는 야당의 충언을 불안감 조성이라고 매도하기까지 했다"며 "미국에 다녀온 우리 당 박진·최형두 의원이 K-방역을 자랑하던 대한민국이 왜 백신 확보에 실패했는지 이유를 설명하기 얼마나 어려웠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박진 "한국, 백신 스와프 최적의 국가"

    앞서 박진·최형두 의원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백신 협력 방미대표단'은 지난 12일 출국해 8박10일 동안 미국 워싱턴에서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한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성 김 국무부 아태차관보대행, 캐롤린 맬로니 민주당 의원, 팀 월버그 공화당 의원 등을 만났다.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장인 박진 의원은 "미국에서 의회·행정부·싱크탱크·제약업계 등 인사들을 폭넓게 만나 '백신 스와프'와 한국을 아시아의 백신 허브로 만들기 위한 파트너십 구축 제안을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며 "야당은 대외 협상 권한도 없고 활동에도 많은 제약을 받지만, 초당적인 의원외교를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방미활동에 임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군 장병 55만 명분에 해당하는 백신을 확보한 것과 관련, 초당적 의원외교의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백신 스와프가 거론조차 되지 못한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백신 스와프는 백신을 거저 달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당장 급한 대로 미국에 여유분이 있으면 빌려 쓰고, 나중에 생산하거나 확보해서 되갚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박 의원은 "더구나 한국과 미국은 동맹국이며 잠재적인 백신 생산능력이 있고,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미 인구의 2배에 달하는 백신을 계약상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진 나라"라고 역설했다.

    최형두 의원도 "우리 정부의 백신 수급 문제는 상반기 물량이 제한적이고 하반기 이후 도착 물량이 많다는 것"이라며 "한미 양국 정부와 의회는 협력을 통해 국내 백신 접종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한미동맹이 함께 조기 집단면역에 도달하고, 백신 허브를 통해 전 세계 백신 접종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잘사는데 왜 백신이 부족하냐' 물어"

    국민의힘 방미단에 따르면, 미국에서 만난 정치권 인사들은 한국의 더딘 백신 수급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박 의원은 "미 의회와 행정부에서 일하는 분들을 만났는데, 우리나라 상황을 설명하니 첫 반응이 '한국이 그렇게 절박한지 미처 몰랐다'는 분이 있었고 '한국이 잘사는 나라인데 왜 백신이 부족하냐'고 묻는 인사도 있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직접 방한해 백신 접종상황을 보겠다는 인사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전직 의원들이 곧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분들이 오면 상황을 보다 피부에 와 닿게 설명하고 한미 백신 스와프를 추진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