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교 '외교행낭' 발언 항의하다 언쟁… 문정복 의원, 정의당 사과 요구에도 '묵묵부답'
  • ▲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의 의사진행 발언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에게 고성을 질렀다. ⓒ뉴시스
    ▲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의 의사진행 발언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류호정 정의당 의원에게 고성을 질렀다. ⓒ뉴시스
    정의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류호정 정의당(30) 의원을 향해 "야" "어디서 감히…"라고 목소리를 높인 문정복(55)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 의원은 대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는 주장이지만, 직접적인 사과 표명은 하지 않았다. 

    문정복 "어디서 감히" vs 류호정 "우리 당 만만하나"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14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공당의 원내대표가 공식적인 의사진행발언을 한 것에 개인적 의견이 다를 수 있으나, 발언 직후 자리에 찾아와 항의하는 것은 심히 부적절하다"며 "나이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민의를 대표하는 한 명의 의원으로서 우리 당 류호정 의원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정의당이 문 의원과 민주당에 사과를 요구하게 된 것은 전날 있었던 본회의장에서 양당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갔기 때문이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13일 김부겸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표결 직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사퇴한 박준영 전 해양수산부장관후보자를 향해 "외교행낭을 이용한 밀수행위는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문정복 의원을 비롯한 몇몇 민주당 의원이 배 원내대표를 찾아와 항의했다. 

    정의당에 따르면, 문 의원은 배 원내대표에게 "아니 그걸 당신이…"라고 했고, 이를 곁에서 듣고 있던 류호정 의원은 "당신?"이라고 반발했다. 문 의원은 이 과정에서 류 의원을 향해 "야"라고 고성을 질렀다. 

    류 의원이 다시 "야?"라고 응대하자 문 의원은 "어디서 지금 감히… 어디서 목소리를 높여"라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류 의원도 "우리 당이 만만하나. 저기(국민의힘)다가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여기 와서 뭐하시는 거예요"라고 항변했다. 

    민주당도 "별 일 아닌데 사과해야"

    문 의원 측은 류 의원의 오해에서 비롯된 일로 사과할 것이 없다는 의견이다.

    문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몇몇 민주당 의원이 '외교행낭'이라는 발언에 항의하던 중 배 원내대표가 "그럼 왜 박준영 후보자가 사퇴했느냐"고 물었고, 문 의원이 "그건 당신이(박준영 전 후보자)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당신'이 배 원내대표를 향한 것이 아닌 박 전 후보자를 지칭한 것이고, 이를 류 의원이 오해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공식적인 견해를 내놓지 않았지만, 당 내부에서는 문 의원이 개인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4일 통화에서 "문 의원이 참았다면 도리어 류 의원이 사과했어야 할 일"이라며 "하지만 참지 못했고, 동료의원에게 이런저런 말을 한 것은 사실이다. 별 일이 아니니 문 의원이 멋지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어제 본회의장에서 류호정 의원에게 언성을 높인 이후 곧바로 사과하실 줄 알았더니 아직도 묵묵부답이셔서 참으로 놀랍다"며 "류호정 의원에게 사과하라. 이런 것까지 일일이 요구해야 하는 우리 국회의 수준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