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밀도 지구의 1.7%, 중력은 1/3… 하루가 지구의 31일인 화성에서 39초간 비행 성공
  • ▲ 무인헬기 '인지뉴어티'가 화성에서 비행하는 모습. 모선이 되는 차량탐사선 '퍼시비어런스'가 촬영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유튜브 채널 캡쳐.
    ▲ 무인헬기 '인지뉴어티'가 화성에서 비행하는 모습. 모선이 되는 차량탐사선 '퍼시비어런스'가 촬영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유튜브 채널 캡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인류 최초로 화성에서 헬기 비행을 성공시켰다. 작은 크기의 ‘드론’이지만 희박한 대기를 가진 화성에서 비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점은 의의가 크다.

    NASA “인류 첫 동력비행 117년 만에 화성에서 비행”

    NASA는 “화성탐사선에 실려 간 무인헬기 ‘인지뉴어티’가 19일 오전 6시46분(미국동부 표준시) 인류 최초로 화성에서 자력비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지뉴어티’는 이륙 3시간 전부터 태양전지를 충전해 비행에 성공했다. 

    ‘인지뉴어티’는 화성탐사용 무인차량 ‘퍼시어비어런스’에서 65m 떨어진 곳에서 지표면 3m 상공에서 30초 동안 안정적으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NASA는 설명했다. 총 비행시간은 39.1초였다. 그동안 ‘퍼시비어런스’와 데이터 공유와 비행장면 촬영도 잘 이뤄졌다. 

    ‘인지뉴어티’는 앞으로 30솔(sol·화성의 1일, 지구시간 31일) 동안 다섯 번 더 비행할 것이라고 NASA는 밝혔다.

    NASA는 ‘인지뉴어티’가 이번 비행에 성공한 장소를 ‘라이트형제평원’이라고 명명했다. 토머스 주버센 NASA 과학행정부국장은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동력비행에 성공한 지 117년 만에 우리는 화성에서 비행을 성공시켰다”며 “인지뉴어티는 다른 세상에서 놀라운 발자취를 남겼다”고 주장했다. 

    “항공역사에서 이 두 사건(라이트 형제의 비행과 인지뉴어티의 화성 비행)은 1억7300만 마일(2억7840만㎞)의 거리와 117년이라는 시간으로 분리될 수 있지만, 이제는 영원히 연결돼 기억될 것”이라고 주버센 부국장은 강조했다.

    날개 폭 1.2m, 무게 1.8㎏의 무인 헬기 ‘인지뉴어티’

    ‘인지뉴어티’의 비행은 화성 대기에서도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이하 JPL)가 개발한 ‘인지뉴어티’는 폭 1.2m의 로터(날개) 2개가 동축반전(로터가 상하로 장착돼 반대 방향으로 도는) 형태로 달렸다. 무게 1.8㎏인 소형 드론이다. 

    49㎝의 동체에는 별도의 과학용 관측기구는 탑재하지 않았다. 대신 화성에서 항공역학 적용이 가능한지 검증하게 될 것이라고 NASA는 설명했다.

    화성에서는 지구처럼 비행할 수 없다. 화성의 대기 밀도는 지구의 59분의 1 정도(1.7%)로 희박하다. 중력은 지구의 3분의 1이다. 때문에 ‘인지뉴어티’의 로터는 일반적인 상용 헬기보다 메인로터(주날개) 의 회전 속도가 훨씬 빠르다.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메인 로터 회전 속도는 270RPM(분당 회전 수)이다. 반면 ‘인지뉴어티’의 회전 속도는 2500RPM 이상이다. 

    휴대전화 부품 많이 사용했다는 ‘인지뉴어티’

    NASA는 “인지뉴어티에는 휴대전화에 사용하는 많은 상용부품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전화에는 동작센서와 가속센서, 회전측정센서, 이미지센서, 근접센서, 지자기센서 등이 장착됐다.

    NASA에 따르면, 이번 비행은 JPL 개발팀에서 만든 알고리즘을 통해 ‘인지뉴어티’가 내비게이션으로 비행을 제어하며 자율비행한 것이다. 2억7840만㎞나 떨어진 지구에서 화성의 드론을 실시간으로 원격조종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NASA는 설명했다.

    ‘인지뉴어티’는 JPL의 데이브 라버리 박사가 총책임자, 미미 아웅 박사가 프로젝트 관리자, 밥 발라람 박사가 수석 엔지니어를 맡아 개발했다.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소재 에임스연구센터와 버지니아 햄튼 소재 랭글리연구센터가 개발 과정에서 각종 분석과 기술지원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