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페이스북 통해 박원순 극찬… 민주당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난감
  •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또다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극찬했다. ⓒ이종현 기자
    ▲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또다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극찬했다. ⓒ이종현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전날에 이어 24일에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칭찬을 이어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후보가 임 전 실장에게 자제를 당부한 지 2시간여 만이다. 

    임종석 "박원순 성찰과 평가도 이뤄져야"

    임 전 실장은 24일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의 당선은 서울시민들의 생각이 변했다는 방증이었다"며 "'더디 가도 사람 생각 하자' 안전한 서울, 깨끗한 서울, 걷기 좋은 서울이 시민의 새로운 요구였다"고 회고했다.

    임 전 실장은 이어 박 전 시장의 시정을 나열하며 칭찬을 쏟아냈다. "박원순은 그런 요구에 순명하여 속도를 줄이고 안전을 강화하고 인도를 넖히고 서울 심야버스를 도입하고 자동차 제한구역을 늘리려 했다"고 소개한 임 전 실장은 "아픔과 혼란을 뒤로 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이 시점에 이런 문제들에 대한 성찰과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박 후보가 임 전 실장의 하루 전 발언을 두고 자제를 호소한 지 불과 2시간 만에 나왔다. 임 전 실장은 23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의 발언은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 논란으로 번지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박 후보는 24일 아침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개인적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는 그렇지만, 앞으로 그런 일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피해여성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상처를 건드리는 발언은 자제해주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박영선에 패한 우상호와 인연 때문?

    이후 임 전 실장이 재차 박원순 전 시장을 언급한 사실이 전해지자 박 후보는 "좀 자제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 제 마음"이라며 재차 당부했다. 

    임 전 실장의 돌발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와 서울시장 당내경선에서 패배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과 관계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임 전 실장은 우 의원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한 주인공으로, 두 사람은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당시 우 의원은 임 전 실장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서울시장 당내경선을 벌였던 우 의원도 지난 2월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에 앞장서겠다. 박원순이 우상호이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며 박 전 시장을 극찬했다.

    박 후보 캠프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박영선 후보를 도우려 하는 것인지 아닌지 헷갈린다"며 "후보가 직접 자제를 당부하는데 바로 언급하는 것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