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4]'오세훈 판' 커진다… 안철수 이어 금태섭도 캠프에 합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가 야권 단일화 경쟁상대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을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중도층 지지세가 강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도 오 후보에게 힘을 보태면서, 문재인정권의 실정을 심판하자는 '반문(反文)' 진영이 결집하는 모양새다.

안철수·금태섭 안고 '反文' 결집하는 오세훈   

오 후보 캠프 측은 24일 "금태섭 전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 선대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전격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인 23일 안 대표가 오 후보 캠프 선대위원장 합류 소식을 전한 지 하루 만이다. 금 전 의원도 23일 오후 오 후보 캠프 합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각각 국민의힘 의원총회, 국민의힘 선대위 회의 등에 참석하며 오 후보에게 본격적으로 힘을 보탰다. 

먼저 금 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후보 선대위 회의에서 오 후보를 향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당복인 '빨간 점퍼'를 입은 금 전 의원은 "(오 후보가) 반드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번 선거는 정상적인 정치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회의 뒤 입당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금 전 의원은 "계획은 없다"면서도 "이번 선거는 진영 간의 다툼이 아니라 합리적 정치, 상식에 맞는 정치를 복원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야권 지지층뿐만 아니라, 중도층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전 11시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는 안 대표가 빨간 넥타이를 매고 등장, 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오 후보와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패배한 지 하루 만이었다.

안 대표는 23일에 이어 자리에서도 오 후보 지원, 이번 4·7 선거에서의 야권 승리, 이를 통한 정권교체 교두보 역할 등을 약속했다. 안 대표는 특히 "이번 선거 기간 정부·여당의 험한 공격을 막아내는 방패와 창이 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합류로 오 후보 캠프에는 기존 국민의힘 인사부터 중도층 지지를 받는 인사까지 두루 포진하게 됐다. 

앞서 오 후보는 지난 2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단일화가 되면 바로 윤석열·김동연·홍정욱·금태섭 등 중도우파 인사들을 삼고초려해 개혁우파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오 후보가 언급한 4인 중 금 전 의원이 가장 먼저 오 후보를 돕게 된 셈이다.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서 오 후보와 경쟁했던 나경원 전 의원은 캠프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오신환 전 의원은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김선동 전 사무총장은 총괄선대본부장 등을 맡으며 오 후보 승리에 힘을 보탠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금 전 의원 등의 합류는 (박원순·오거돈 등 전임 시장 성비위라는) 이번 선거가 치러지게 된 배경, 문 정권 실정에 대한 생각, 합리적·개혁적 보수에 대한 지향점 등에 대한 공감대가 컸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오 후보는 향후 윤 전 검찰총장 등과 계속 소통하며 이들을 '반문 진영 플랫폼'으로 데려오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 기간 문 정권 실정 심판에 동조하는 논객 등을 합류시켜 '빅텐트'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전 총장과 관련, 오 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의원총회 뒤 "도와 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윤 전 총장이 아직 정치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 했는데, 이번 선거를 도와주는 형식으로 첫 정치행보를 시작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윤 전 총장이 판단해 야권 후보 승리를 위한다면 도와주실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본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야권 단일후보가 꼭 이겨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 기대하지만, 반복해서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윤 전 총장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이라고 본다"고 밝힌 오 후보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언급하는 것을 자제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