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도 15일 AZ 백신 중단… 한국은 23일 노령층 접종 개시
  • 지난 2월 26일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서 김윤태 푸르메 넥슨 어린이병원장이 아스트라제네카의 우한코로나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은 이때 '1호 접종관람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월 26일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서 김윤태 푸르메 넥슨 어린이병원장이 아스트라제네카의 우한코로나 백신을 접종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은 이때 '1호 접종관람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우한코로나(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잠정중단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에게 혈전이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15일 기준으로 유럽에서만 21개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잠정중단했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AZ 백신 접종 중단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코로나) 백신 승인을 담당하는 파울에를리히연구소(PEI)의 권고에 따라 예방 차원에서 AZ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한다”며 “백신 부작용의 피해가 접종의 이익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AZ 백신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독일과 유럽연합(EU) 전문가들이 더 자세히 조사할 필요가 있어 일시적으로 접종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밝힌 슈판 장관은 ”백신 접종 중단은 철저히 기술적 문제이며 정치적 고려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소한 16일 오후까지는 AZ 백신 접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프랑스24'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백신 접종 중단은 예방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우리는 유럽의약품청(EMA)이 빠른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이날 백신 접종을 잠정중단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캐롤리나 디야스 스페인 보건부장관은 “우리는 앞으로 최소한 2주 동안 AZ 백신 접종을 중단할 것”이라며 “EMA가 이번 주말이 지나면 내놓을 혈전 관련 부작용 분석 결과를 보고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의약청(AIFA)도 EMA의 AZ 백신 안전성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백신 접종을 잠정중단한다고 밝혔다. AIFA는 “유럽 다른 나라들과 비슷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우리 백신 안전하다” 주장했지만… 유럽 21개국 AZ 백신 접종 중단

    유럽 각국이 AZ 백신 접종을 중단하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나서서 “우리 백신은 안전하다. 사용해도 괜찮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경험이 많은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아직까지 AZ 백신 접종을 중단할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또한 성명을 내고 “우리 백신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접종 중단이라는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BBC, CNN, 스카이뉴스 등 유럽 언론에 따르면, 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외에 네덜란드·덴마크·노르웨이·오스트리아·아일랜드·아이슬란드·룩셈부르크·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 등 21개국이 AZ 백신 접종을 잠정중단했다. 

    이들 국가는 AZ 백신 접종 이후 혈전이 생기는 부작용을 경계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한 간호사가 백신 접종 후 생긴 혈전 때문에 숨졌고, 다른 간호사는 혈전 때문에 폐색전증(심장에서 폐로 가는 동맥을 혈전이 막아 생기는 증상)에 걸렸다 겨우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21개국은 이런 사례가 빈발하자 EMA가 AZ 백신과 혈전 생성 부작용 간 상관관계를 밝혀낼 때까지는 접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는 “AZ 백신의 부작용이 혈전 생성이라는 증거는 없다”며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크리스티안 린트마이어 WHO 대변인은 “(혈전 생성이 AZ) 백신 접종 때문에 생겼다는 증거가 없다”며 “전염병으로부터 생명을 구하고, 감염된 사람이 중증을 겪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오는 23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AZ 백신 접종을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자 1호 접종자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 부부는 오는 6월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옵저버로 참석하기 위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