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뮤지컬 '스모크' 공연 장면(김재범·김태오·장은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 뮤지컬 '스모크' 공연 장면(김재범·김태오·장은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뮤지컬 '스모크'가 지난 7일 성황리에 세번째 시즌의 막을 내렸다.

     '스모크'는 시대를 풍미한 천재 시인 이상(1910~1937)의 '오감도'를 비롯해 '건축무한육면각체' '거울', 소설 '날개' '종생기', 수필 '권태' 등 10여 편의 대표작들을 무대 위에 구현해낸 작품이다.

    2016년 트라이아웃 공연에 이어 2017년 초연에 올랐으며, 이듬해 재연을 선보였다. 지난해 2020년 12월 삼연을 개막한 '스모크'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약 3개월 동안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시즌에서는 신·구 조합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12명의 배우들은 탄탄한 가창력을 선사하며 무대를 채우고, 섬세한 연기 분석과 뛰어난 무대 매너로 극에 완벽히 몰입하게 만들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세상을 떠나려는 '초(超)' 역에 김재범·에녹·김경수·임병근·장지후, 순수하고 바다를 꿈을 꾸는 '해(海)' 역은 강찬·최민우·김태오·강은일, 따스하면서도 미스터리한 존재 '홍(紅)' 역에는 장은아·이정화·허혜진이 연기했다.
  • ▲ 뮤지컬 '스모크' 무대.ⓒ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 뮤지컬 '스모크' 무대.ⓒ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무대는 시즌을 거치며 예술적으로 성장했다. 스크린 영사막으로 씌어진 반구형의 돔 무대는 다양한 영상효과와 적절한 조명을 사용해 관객들이 마치 시인 이상의 머리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스토리에 따라 이상의 시 구절로 채운 조명과 영상은 때로는 세 인물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나타냈다.

    '홍'의 의상 변화도 눈에 띄었다. 하늘하늘한 원피스로 여성성이 돋보였던 의상은 초와 해를 하나로 보듬는 홍 역할의 의미를 살려 교체했다. 극중 해가 꿈꾸는 빨간 태양과 파란 바다를 상징하는 푸른 블라우스와 붉은 색의 바지를 착용하고, 초를 상징하는 듯한 긴 코트를 걸쳐 작품에 디테일을 더했다.

    '스모크'는 관객들과 긴밀히 소통해 눈길을 끌었다. 인기 넘버인 '날개'를 개사해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의지를 보인 영상은 관객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했다. 제작사는 관객들이 염원하는 다양한 MD를 제작해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배우 김태오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여러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배우와 스텝, 관객들 모두가 조심하고 서로 노력했기 때문에 무사히 막공까지 잘 올 수 있었다"며 "더 깊어진 '해'로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