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윤정희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윤정희 동생들 "외국 거주자, 후견인으로 어울리지 않아"
  • ▲ 2018년 11월 13일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는 백건우·윤정희 부부. 이날 윤정희는 공로영화인상을 수상했다. ⓒ뉴시스
    ▲ 2018년 11월 13일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는 백건우·윤정희 부부. 이날 윤정희는 공로영화인상을 수상했다. ⓒ뉴시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영화배우 윤정희(77·손미자)의 딸이 국내 법원에 모친에 대한 '성년후견인' 선임을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성년후견인은 질병이나 노령 등으로 정신적 제약을 가진 인물을 대신해 법정대리인 역할을 하는 사람(법인)을 가리킨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44) 씨가 지난해 10월 28일 서울가정법원에 어머니 윤정희의 국내 후견인으로 자신을 지정해달라는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리를 맡은 가정법원 가사21단독은 윤정희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국립정신건강센터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는 백씨는 지난해 윤정희 동생들과의 후견인 지정 소송에서 이겨 프랑스 내 후견인 자격을 획득한 상태다.

    만약 국내 소송에서도 이긴다면 백씨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윤정희의 신상과 재산 등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갖는 법정대리인이 된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윤정희는 여의도 모처에 아파트 2채를 보유 중인데, 36평짜리에는 윤정희의 여동생 한 명이 살고 있고, 24평짜리는 임대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시세는 각각 22억원(36평)과 18억원(24평) 정도로, 오래된 아파트라 전월세 가격은 낮은 편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정희, 40억 상당 아파트 두 채 보유

    일각에선 윤정희의 동생들이 후견인 자격을 얻기 위해 법적 소송에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게시한 이유가 금전 문제 때문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윤정희의 동생 중 프랑스에 거주하는 손미현(6남매 중 막내) 씨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금전적 문제는 전혀 없다"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남동생 손병욱 씨도 "우리 형제들은 스스로 살아가는 데 문제가 전혀 없다"며 "직계 가족이 있는 형제 명의의 재산을 어떻게 노릴 수가 있나. 가능하기나 한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우리가 원하는 건 윤정희의 건강과, 편안한 여생뿐"이라며 윤정희의 돈을 노리고 소송을 제기한 게 아니라고 반박했다.

    윤정희의 세 동생(손병우, 손병욱, 손미현)은 2019년 프랑스 법원이 남편(백건우)과 딸을 윤정희의 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하자, "백건우가 윤정희를 방치하고 있다"며 파리의 지방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장을 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패소하자 다시 항소를 제기했고, 파리고등법원은 지난해 11월 동생들의 항소를 "이유없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손미자 씨는 남편 및 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고, 안전하고 안락한 환경에서 잘 지내고 있다"며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손씨가 여동생 자택에서 거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윤정희 동생들 "프랑스 사는데 후견인? 적절치 않다"


    한편 윤정희의 동생들은 백씨가 윤정희를 사건본인으로 하는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사실이 알려지자, "어울리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동생들의 법률대리인은 2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백진희 씨가 국내에서 후견인을 맡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소통하면서 원만하게 일을 해결하면 좋을텐데 왜 이렇게 은밀하게 진행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귀국한 백건우는 "윤정희는 하루하루 아주 평온하게 생활하고 있다"며 "저희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백건우는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대전·대구·인천·서울 등 4곳에서 다섯 차례 공연(독주회 및 협연)을 갖고 프랑스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