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8일 10시 법사위 직전 "열 난다" 병가…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국회 불출석

'택시기사 폭행' 의혹을 받는 이용구 법무부차관이 "열이 난다"는 이유로 국회에 불출석했다. 반면, 이 차관과 함께 일한 박범계 법무부장관 등 법무부 인사들은 국회에 출석했다. 

이 차관의 불출석으로 이날 법사위는 파행됐다. 이 차관을 상대로 '택시기사 폭행' 의혹을 집중추궁하려던 야당의 계획은 무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오전 11시쯤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오늘 오전 이용구 차관이 열이 난다는 이유로 국회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윤호중 법사위원장을 상대로 불출석 허가 여부를 물었다. 

이에 윤 위원장은 "코로나19 관련해 고열이 있다고 해서 혹시 국회에 온다 하더라도 회의장 안에 들어올 수 없는 사정이기 때문에 불참을 허용했다"고 응답했다. 박 장관은 "병가를 하루 낸 것으로 알고 있고, 법무부에 현재 출근하지 못한 상태"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차관의 불출석 사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힐난했다. 우한코로나 상황에서 국회에 못 나올 정도로 '발열'이 있다면, 박 장관 등 이 차관과 함께 일한 다른 법무부 직원들도 국회에 나오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고위공직자가 열이 나면 기본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이 매뉴얼"이라며 "열이 나서 국회에 못 올 정도로 긴급하게 결정될 정도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코로나 검사"라고 꼬집었다. 

박 장관 등 다른 법무부 직원들을 향해 "(이 차관이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는데) 어떻게 여기 멀쩡하게 있느냐"며 질책한 윤 의원은 "이 차관이 출석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도읍 의원도 "발열 때문에 출석을 못 한다는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장관이 "바로 확인조치하겠다"고 대답하자, 윤 위원장은 회의 중지를 결정하면서 이날 법사위 회의는 오전 11시30분쯤 중단됐다.

당초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7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 배경, 검찰 인사를 둘러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과 갈등설 등이 거론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 차관의 불출석 및 코로나 감염 여부 등으로 논란이 일면서 이날 오후 회의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이 차관 병가와 관련, 법무부 관계자는 "병가 사실을 오늘 법사위 회의를 통해 알았다"면서 "'병가를 언제 냈는지' 등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차관이 코로나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도 부연했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택시기사를 폭행해 논란을 빚었다. 야당은 이날 이 차관이 국회에 출석하면 폭행 사건에 관해 집중추궁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