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강경보수로 못 이겨" vs 나경원 "나는 오히려 중간"… 패스트트랙 책임 놓고도 설전
  • ▲ 오신환(왼쪽)·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 오신환(왼쪽)·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오신환·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예비후보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당시 책임론을 두고 공방을 벌이며 서로 상대방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 예비후보는 과거 패스트트랙 당시 나 예비후보가 '강경일변도'였다며 견제구를 날렸고, 나 예비후보는 오 예비후보의 '강제 사·보임'을 촉발한 페이스북 글의 '경솔함'을 지적했다. 두 예비후보는 부동산·저출산정책과 관련해서도 현실성 문제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박영선 공약과 뭐가 다르냐" "내가 먼저… 재개발·재건축 중심"

    오·나 예비후보는 16일 오후 국민의힘 TV토론전 '1 대 1 맞수토론'에서 부동산·저출산 관련 공약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오 예비후보는 나 예비후보의 '직주공존', 집과 일자리가 함께 들어서는 융·복합도시 개발공약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예비후보의 '21분 다핵도시'와 "무엇이 다르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나 예비후보는 "제가 먼저 (공약을) 냈다"며 "다핵도시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공약의 유사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차이점은 실질적으로 박 후보가 21개 다핵(도시를) 임의적으로 만든다면, 우리는 이미 있는 역세권 등을 중심으로 하겠다는 점"이라며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를 강조했다.

    결혼·출산 대상 이자 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오 예비후보가 나 예비후보를 향해 "결혼·출산에 이자 1억1700만원 지원은 '퍼주기' 논란을 빚고 있다"며 "재원 마련 방안도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나 예비후보는 "처음부터 말한 것은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해 청년 반, 신혼부부 반에게 최대한 받으면 1억1700만원 '이자 지원'을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예비후보는 "기본적으로 주거부담을 줄여야 혼인율이 높아지는 것은 기본상식"이라며 "3600억원(청년 반·신혼부부 반, 총 1만호)을 지원할 때 반값 아파트에 대한 재정혜택을 받은 분들이 또 이자 지원을 받는 것은 중복지원 아닌가"라고 물었다.

    나 예비후보는 "민간분양 아파트에 사다리를 두텁게 놔드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서울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저출산 문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 집 마련) 기회의 사다리를 두텁게 해주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스트트랙 책임론 공방 "나경원 강경 태도" vs. "오신환 페이스북"

    두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중도 확장력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중,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책임론을 놓고 맞붙었다.

    패스트트랙 사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통과를 놓고 여야가 '동물국회'를 방불케 하며 대립했던 사안이다. 당시 나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였고, 오 예비후보는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으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이었다.

    오 예비후보는 먼저 "강경보수 깃발을 들고 승리할 수 없다" "가장 오른쪽에 계시다"며 나 예비후보를 책망했다.

    오 예비후보는 "그냥 '반대 만을 위한 반대'가 낳은 결과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코미디가 됐고, 공수처는 가장 최악의 상황으로 통과됐다. 막지도 못할 것을 왜 (그랬는가)"라고 나 예비후보를 압박했다.

    그러나 나 예비후보는 곧바로 당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오 예비후보의 페이스북 공개선언문을 거론하며 응수했다. 당시 오 예비후보 1인만 반대해도 패스트트랙은 무산될 터였으나 그는 공개적으로 반대 견해를 표명했다 원내지도부에 의해 사개특위 위원직을 교체당했다.

    나 예비후보는 오 예비후보가 2019년 4월24일 페이스북에 "패스트트랙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선언한 이후 결국 '강제 사·보임'을 당한 일을 놓고 "오 예비후보가 그날 오전에 그런 글을 안 올리고, 강제 당론이 아니었던 만큼 (사개특위에서) 조용히 반대표를 던졌으면 그런 헌정유린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강경보수로는 승리 못해"…"오히려 중간에 가까워"

    이에 오 예비후보는 "저는 거짓말을 하는 정치를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 예비후보는 나 예비후보를 향해 "자유주의상식연합을 말하셨는데, 가장 오른쪽에 있는 분이 그것을 말하니 될 것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나 예비후보는 "늘 정치학회에서 조사하는 것을 보면 제가 우리 당 의원들 사이에서 오히려 중간에 가까운 성향"이라면서 "(제가) 원내대표 시절에 우리가 저항했던 것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러면 '조국 사태' 때 온 국민이 광화문으로 나갈 때 우리는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맞았는가"라고 맞받았다.

    이날 국민의힘 '맞수토론' 1부 '오신환·나경원 후보 토론회'에서는 나 예비후보가 '토론평가단'의 선택을 받았다. 토론평가단은 당원과 시민 1000명으로 구성됐다. 맞수토론 2부 '조은희·오세훈 후보 토론회'에서는 오세훈 예비후보가 토론평가단의 선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