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1차 후보작' 합류디즈니·픽사의 '소울', 드림웍스의 '트롤: 월드투어' 등과 경쟁
  • 국산 애니메이션 '레드슈즈(Redshoes and the Seven Dwarfs)'가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Academy Award for Best Animated Feature)'에 도전한다.

    미국 아카데미 심사위원회는 지난달 말 제93회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1차 후보로 총 27개 작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싸이더스 애니메이션(SIDUS Animation)의 '레드슈즈'를 비롯해 디즈니·픽사(Disney Pixar)의 '소울(Soul)'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Onward)', 드림웍스(DreamWorks)의 '크루즈 패밀리: 뉴에이지(The Croods: A New Age)' '트롤: 월드투어(Trolls World Tour)' 등 유명 스튜디오 작품들이 포함됐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은 입후보 자격과 절차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이 애니메이션 강국인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만큼 '레드슈즈'가 한국 상업용 장편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에 입후보한 것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레드슈즈'는 2019년 한국에서 개봉해 그해 최다 관객인 82만명을 동원하고,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애니메이션 부분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후 스페인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등 선판매된 세계 123개국에서 좋은 성적으로 개봉한데 이어 지난해 9월 미국 등 북미시장에 할리우드 6대 메이저 배급사인 '라이온스 게이트(Lionsgate)'를 통해 진출했다.

    코로나19로 현지 극장들이 폐쇄된 점을 고려해 애플·아마존 등에서 TVOD로 공개한 '레드슈즈'는 애플TV의 FAMILY & KIDS 부분 1위, 전체 영화 부분에서 7위에 오르며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인이 일부 제작에 참여하거나, 투자·기획으로 참가한 작품이 미국에 진출한 사례는 있었으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전체 과정을 한국 제작진이 손수 만든 '상업용 장편 애니메이션'이 미국 배급사를 통해 현지에 진출한 사례는 '레드슈즈'가 최초다.

    즉, 이번 '레드슈즈'의 도전은 순수 국내 제작진이 이루어 낸 토종 애니메이션의 아카데미 도전으로도 볼 수 있다.

    '레드슈즈'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싸이더스 애니메이션이 제작한 3D 애니메이션으로, 홍성호 감독이 각본 및 전체 연출을 맡고, 김상진 디자이너가 캐릭터 디자인과 애니메이션 감독을 맡았다. 김형순 ㈜로커스 대표와 황수진 PD는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싸이더스 애니메이션은 하이엔드 CG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기업 ㈜로커스의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다. 2019년 '레드슈즈'를 제작·개봉했고, 현재 '퇴마록' '유미의 세포들' '런닝맨' 애니메이션 등 한국의 다양한 슈퍼 아이피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을 기획·제작 중이다.

    또한 '레드슈즈'의 뒤를 잇는 고퀄리티 글로벌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 'FLOATING(가제)'도 제작에 돌입한 상태다.

    싸이더스 애니메이션의 황수진 프로듀서는 "어려웠던 미국 진출에 이어 아카데미에 도전하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한국의 애니메이션과 스튜디오가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계속 문을 두드리다 보면 머지않은 시기에 높은 위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 싸이더스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