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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과실은 다 챙겨먹고…'백신사태' 책임 안 지려는 文정부

의사협회 "연간 사망률 6% 상승, 코로나 간접사망 가능성"…文정부 말대로 K-방역 성공했다면 3차 확산 없었어야

이상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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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2-27 14:31 수정 2020-12-27 14:31

크리스마스 오전부터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124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속보가 날아들었다. 12월 들어 지금까지 1000명 안팎의 확진자 발생 추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2월 17일, 하루 사망자가 22명으로 처음으로 20명대를 넘어선 후 사망자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27일 오전 현재 누적 사망자가 808명을 기록 중이며, 위중증 환자는 300명대에 육박하고 있다.

1주일 전만 해도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이 여유가 없다고 했는데, 현재는 오히려 조금씩 여유가 생기고 있다는 소식이 씁쓸함을 안겨준다. 이는 분명히 사망자 급증으로 인해 중환자 병상에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12월 24일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2020년 12월 현재 예년보다 전체사망률이 약 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초과사망률 6%를 연간 숫자로 환산하면 약 2만 명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간접사망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초과사망'이란 결국 코로나 응급환자 급증으로 인해 정상적 상황이었으면 진료를 통해 살릴 수 있는 환자가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과사망률에 대한 부분은 코로나 전후 수년간의 사망률 비교를 통해 반드시 규명되어야 할 부분이다. 전문가 집단인 의사협회가 근거 없는 자료를 가지고 무분별하게 공포를 조장하는 기자회견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병주고 약주고'를 반복한 정부

우리나라가 올 여름 코로나 확산세를 비교적 잘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은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국민의 자발적 참여의 결과였다는 게 중론이다. 자발적 마스크 착용률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았고, 대구 사례에서 보듯이 초기 확진세를 비교적 빠른 시일 내 진정시킬 수 있었던 것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거리두기가 큰 역할을 했다.

여름 들어 코로나 확산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자 정부는 곧바로 소비쿠폰을 발행하며 여행과 외식을 장려하는 소비진작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광복절 연휴 동안 부산 해운대에 피서객이 60만 명이 찾았다.

결국 8월 15일 광복절 연휴를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코로나가 재확산하자(2차 확산) 총리와 여당 대표까지 나와서 재확산의 원인을 광복절 광화문 집회 참가자와 일부 교회에 뒤집어씌우며 이른바 희생양 찾기에 바빴다. 하지만 이후 방역 당국은 광화문 집회와 코로나 재확산의 뒷받침을 과학적 근거와 통계로 뒷받침하지 못했다.

광화문 태극기 집회와 민노총 집회에 대한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를 접한 국민들은 이른바 '정치방역'의 실체를 피부로 체감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과학과 합리성, 투명성에 기초하여 방역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냐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의료진과 국민들의 자발적 노력 결과를 가로채다


지난 봄 코로나 확산세가 비교적 잘 통제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의료진의 희생적인 노력과 국민들의 협조 덕분이었지만, 정부는 발 빠르게 이를 자신들의 업적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정부는 이른바 'K방역'이라는 신조어를 내세우며 '우리나라는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세계적인 성공 방역 모델국가'라는 대대적인 정책 홍보에 나섰다. 막대한 홍보비가 효과를 보였는지 세계 언론은 연일 한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책을 칭송했고, 이는 역으로 한국 언론에 친절하게 소개되었다.

K방역과 코로나 지원금에 힘입은 덕분일까. 여당은 4월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었고, 총선 전후 벌인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내는 첫 번째 이유로 꼽힌 것이 '코로나 대처를 잘했다'는 것이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 대처를 잘했다'는 '업적'으로 청(廳)으로 승격이 되었다. 9월 초 대통령은 충북 청주 소재 질병관리본부를 찾아가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깜짝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빛 좋은 개살구' K방역의 실체


하지만 12월 들어 코로나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정부가 홍보해온 이른바 K방역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거리두기를 골자로 하는 K방역이 성공했다면 애시당초 확진자 대폭발 상황이 오지 않았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 마스크를 열심히 쓰고, 거리두기를 열심히 하고, 정부의 방역지침을 충실히 따랐지만, 결국 국민들은 재확산과 사망자 속출, 자영업 파산이라는 참담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 자체만으로 이미 K방역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

현재 방역 당국은 3단계를 발동해야 할 상황이 1주일 이상 지났지만, 막상 단계 격상을 머뭇거리고 있다. 정부가 정한 방역 기준을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는 행정명령을 통해 고통 감내를 '반강제' 하고 있다. 정부가 스스로 마련한 방역지침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방역대책은 '2.5단계+알파' 같은 '누더기 땜질식' 처방이 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전염병 방역은 거리두기 단계 격상은 신속히 하고, 해제는 오히려 상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하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정반대의 방역정책을 펴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격리된 노인들의 정신적 고통과 죽음에 무감각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영업 파산이나 실직 외에 경제적으로 계산되지 않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일가족 자살이 급증하고 있고, 무엇보다 1년 가까이 가족의 면회가 제한된 상황에서 요양시설에 있는 노인들과 가족들의 심리적·정신적 충격에 대한 배려가 전무한 상태다.

필자는 매일 매일 더해지는 누적 사망자 숫자를 대할 때마다 울적한 기분을 억누르기 힘들다. 코로나 사망자 대부분은 필자 부모님 세대인 70~80대의 노인들이고, 이들이 어떤 세월을 살아왔는지 너무나 선명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을 돌볼 겨를 없이 오직 자식들을 위해 밤낮없이 일만 해온 세대다. 우리나라 경제개발의 최선봉에 서서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왔지만, 막상 자신들은 개발과 발전의 과실을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한 세대다. 이런 노인들이 자신들이 평생 일궈온 나라에서, 의료시설이 세계 최고라는 나라에서 병원 치료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것은 비극이다.

이들은 마지막 가는 길에서도 자식들의 임종 인사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장례식조차도 '전염병 예방수칙'이라는 이름으로 비인간적으로, 기계적인 방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정책 당국자들은 이들 노인의 죽음이 단순한 코로나 통계나 숫자가 아니라, 바로 우리 부모님들이라는 사실부터 깨달았으면 한다.

1년의 고통 분담 속에 돌아온 것은 '백신사태'


최근 불거지고 있는 '백신사태'를 대하는 정부와 방역당국의 태도를 보면 그야말로 할 말이 없어진다.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EU(유럽연합) 등은 자국민들이 모두 접종하고도 남을 분량의 백신을 확보했다. 이미 많은 나라가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우리는 내년 상반기 중에 백신 접종이 가능한지조차 의문시되고 있다.

수많은 감염병 전문가들이 올봄부터 "코로나19는 계절성 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백신과 치료제가 확보되어야 이 사태가 궁극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우리 국민이 그동안 거리두기의 불편함을 감내해 온 것도 사실 백신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한 시간벌기용 조치의 일환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 방역 당국은 지난 1년 동안 백신 확보에는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오로지 'K방역 홍보'에만 열을 올렸다는 것이 하나둘씩 밝혀지면서 국민의 분노는 폭발 직전에 이르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는 코로나를 반정부 세력을 때려잡는 정부의 '도깨비방망이'로 계속 사용하기 위해 정부가 코로나 사태를 즐기고 있었다거나, 중국산 백신을 구입하기 위해 다른 해외 백신 구매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냐는 유언비어와 음모론까지 번지고 있다.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한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부터 "백신 확보를 지시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대통령의 해외 백신 구매지시는 9월에야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공무원이 실제로 움직임에 나선 것은 11월 말경으로 보도되었다.

국민을 협박하고 조롱하는 정책 당국자들


황당한 것은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대하는 정부와 방역당국자들의 태도이다. 12월 23일 코로나 정례 브리핑에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우리 사회 분위기가 백신을 세계 최초로 맞아야 하는 것처럼 1등 경쟁을 하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데 방역 당국으로서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는 '막말'을 쏟아냈다. 지난 1년 동안 무대책으로 백신사태를 야기해 놓고, 이에 대한 우려를 하는 국민에게 방역 담당자가 "백신 1등 경쟁하냐"며 조롱을 퍼부은 것이다.

12월 21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 관련 허위조작 정보 생산행위 및 유포행위에 무관용 원칙으로 법에 따라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자신들의 책임을 질타하는 국민에게 "입 다물어라"는 협박을 한 셈이다.

국민들은 고비 때마다 온갖 고통을 감수하고 코로나 확산을 막는 데 협조했지만, 정부는 오히려 소비진작 정책이나 외국인의 지속적 유입으로 다 잡은 코로나를 재확산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코로나 재확산에 미안함을 가져야할 사람들이 국민을 상대로 협박을 일삼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국민은 1년 동안 정부의 방역정책에 세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잘 협조해왔다. 100%에 이르는 마스크 쓰기, 자발적 거리두기는 물론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때 고향 방문까지 마다하며 방역정책에 협조했다.

이렇게 정부 말을 잘 들어온 국민들이 눈을 떠보니 그야말로 도살장 문 앞에 서 있는 격이다. 정부의 '대책 없는 코로나 대책'에 대해 "이제 집단 감염에 의한 집단 면역국이 되거나 노인들이 다 죽어야 끝이 날 판"이라는 자조가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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