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비하' 변창흠·탁현민에도 "부적절"… 바른말 이어지자 與 의원들, 청문회 자리 비워
  • ▲ 정영애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 정영애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현 기자
    정영애 여성가족부장관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내년 4·7보궐선거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가 성인지 학습기회"라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킨 이정옥 현 여가부장관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정 후보자는 또 여성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후보자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관련해서도 비판적 견해를 내놨다. 이에 야당에서는 "정 후보자가 여당 의원들과 사이가 안 좋은 것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

    "권력형 성범죄로 보궐선거 치르게 돼 안타깝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내년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가 권력형 성범죄로 촉발됐는데, 인정하느냐"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권력형 성범죄 사건으로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가부가 그동안 박 전 시장의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칭한 것과 관련해서는 "피해자로 부르는 것이 옳다"면서 "여가부에서도 현재 피해자를 지윈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미흡하다고 여기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강해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가 박 전 시장의 장례를 5일장으로 치른 것과 관련해서는 "서울시 차원에서 5일장으로 진행하는 것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볼 때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성범죄 가해자가 박 전 시장과 오 전 시장이 맞느냐'는 질의에는 "오거돈 시장께서는 어쨌든 본인의 잘못을 시인하셨고, 박원순 시장의 경우에는 이미 고인이 됐다"며 "통상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가해자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고 돌려 말했다. 

    '여성비하 논란' 변창흠·탁현민도 "부적절하다"

    23일 '여자는 화장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 아침식사를 조심스러워한다'는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후보자의 발언에는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진 발언"이라며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논란이 됐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저서를 향해서도 "왜곡된 성인식에 의한 글"이라며 "전체적으로 다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자가 이날 청문회에서 성 관련 문제로 논란을 빚은 여권 인사들과 관련해 계속 소신답변을 이어가자 야당에서는 "여당 의원들과 사이가 안 좋으냐"는 말까지 나왔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정 후보자에게 "여당 의원님들과 사이가 안 좋으시냐. 20년간 (국회에서) 활동하면서 (청문회에서) 여당 의원들이 이렇게 자리를 많이 비운 것은 처음"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이 의원이 "제 발언시간"이라고 받아치면서 한때 여야 의원들 간에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