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시간 동안 문구 수정… 국민의힘, 논의 끝에 "부적격 의견이라도 담아 채택" 결론
  • ▲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23일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후보자에 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야당은 막판까지 회의 불참을 논의했으나 인사청문보고서에 부적격 이유만 명시한 채 합의했다.

    친문 핵심인사이자 3선 의원인 전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현역의원 불패' 공식이 재확인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행안위, 전해철 인사청문보고서 여야 합의로 의결

    행안위는 이날 오전 11시15분쯤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국무위원후보자(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을 상정해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인사청문회는 전날(22일) 진행됐지만 부동산 시세차익 획득, 아들 병역면제 의혹 등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고, 친문 핵심인사인 전 후보자가 내년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를 담당하는 주무부처(행안부) 장관이 될 것을 우려한 야당의 반대로 채택이 불발됐다.

    전 후보자는 이호철 전 민정수석,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3철'로 불린다.

    "회의 불참보다 부적격 의견 넣기로 의견 모아"

    여야는 전 후보자에 관한 종합의견에 '적격'과 '부적격' 의견을 모두 포함해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전체회의가 오전 10시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인사청문보고서에 담을 문구를 수정하느라 개의가 지연됐다.

    국민의힘은 회의 불참을 논의했으나, 인사청문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담기로 견론을 내렸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논의 끝에 회의를 불참하는 것보다 부적격이라는 의견이라도 내고 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與 요청에 적격→부적격에서 부적격→적격 순으로

    당초 인사청문보고서 종합의견에는 민주당의 적격 의견이 먼저 기술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의 요청으로 국민의힘의 부적격 사유를 앞세워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후보자와 관련해 여러 지적이 제기됐으나 행정안전부장관직을 수행할 만한 업무역량을 갖췄다는 점을 마지막에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의힘은 현역 의원에 대통령 핵심측근인 후보자가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공정한 선거관리를 할 수 있는지, 과거 구입한 아파트에 한 번도 실거주하지 않고 시세차익을 얻은 점은 이율배반적 행태이자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적었다.

    전 후보자는 2003년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 1채(43평)를 6억8000만원에 매입한 후 2006년 준공 직후 바로 전세를 주고 실거주하지 않다 2018년 22억원에 매각하며 '갭 투자' 의혹이 제기됐다.

    이용구 법무부차관의 택시기사 폭행사건 관련, 경찰의 내사종결 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에 따른 소극적 태도와 아들이 훈련소 입소 후 다시 신체검사를 받아 5급 면제로 귀가조치된 상황과 관련한 불성실한 자료 제출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도 담겼다.

    국민의힘은 또 "수천억원대 사기 혐의와 폭행·협박 등의 혐의로 현재 검찰에서 수사 중인 못난소나무회 대표자와 친분 의혹 등 공직자인 기본 책무인 도덕성과 관련해서도 많은 문제가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전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2000억원대 사기 혐의 등으로 불구속 수사를 받는 A업체 김모 회장과 관련한 추궁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인했으나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거짓말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 후보자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 및 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 충분한 수준의 직무수행 역량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부적격 의견을 담았지만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며 현역의원 불패 공식이 이어졌다. 

    야권은 선거 주무부처 장관 자리에 친문 핵심인사인 전 후보자가 내정되자 인사청문회에서 송곳검증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이 무딘 공세를 펼쳐 동료의식이 발휘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도 전체회의를 열고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후보자에 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