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靑 빼고 11개 상임위 세종 이전"… 野 "대선 시즌엔 靑 옮긴다며 꼼수 부릴 것"
  • ▲ 우원식(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추진단 단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우원식(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추진단 단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1개 국회 상임위원회를 시작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9일 발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청와대 세종시 이전과 관련해서는 자체 여론조사를 근거로 "여건이 안 된다"며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야당에서는 "청와대를 제외한 수도 이전 계획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충청표를 얻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10개 상임위·예결위, 국회 사무처 일부도 포함

    민주당 국가균형발전·행정수도추진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여론 수렴과 여야 합의를 통해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추진단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년간 국회와 행정부처 분리로 인한 행정 비효율을 해소해야 한다"며 "2016~18년 3년간 세종시 소재 중앙행정기관의 관외 출장 횟수는 86만9255회, 출장비는 917억원이 지출됐다"고 전했다.

    우 의원은 이로 인해 "'길거리국장' '카톡과장'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간 (국회와 행정부처 분리 관련) 비효율이 2조원에서 4조원가량에 달한다"며 "국회 이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국회 이전 1단계로 행정 비효율을 극복하기 위해 세종에 소재한 정부 부처 관련 10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전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해 근거법령인 국회법 개정안 통과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이 발표한 '국회 이전 시나리오 1단계'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정무위·교육위·보건복지위·환경노동위·기획재정위·행정안전위·문화체육관광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예결위 등 11개 상임위가 이전 대상이다. 또 국회 사무처·예산정책처·입법조사처 일부도 세종시 이전계획에 포함됐다.

    자체 여론조사 바탕으로 "靑 이전, 여건 미성숙" 

    민주당은 그러나 청와대의 세종시 이전과 관련해서는 자체 여론조사를 근거로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내놨다. 

    민주당이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청와대 제외 국회 세종시 이전'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2.5%, "반대한다"는 40.0%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은 이러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청와대 이전은 현 시점에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文 의지 없어 '靑 이전' 제외… 선거 앞두고 꼼수"

    민주당이 청와대 이전은 제외하고 세종의사당 건립만 내세우자 야당에서는 "선거를 앞둔 꼼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청와대를 제외한 수도 이전은) 말이 안 되는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청와대 세종집무실에 대해 의견을 밝혀야 하는데 일언반구도 없다. 민주당이 대통령 건드리기가 무섭고, 대통령이 의지가 없으니 제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충청표를 얻으려고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며 "나중에 대통령선거 때가 되면 또 본회의장도 옮기겠다, 청와대도 옮긴다 계속 이렇게 써먹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행정수도추진단도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청와대 세종사무소 개설 문제는 문 대통령의 광화문대통령 공약으로 그간 속도감 있게 추진하지 못했으나 이 공약이 무산됐기에 본격적으로 추진이 필요하다"며 "청와대 세종사무실 설치 전이라도 대통령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가끔 국무회의를 개회해 실질적으로 세종시의 행정수도 위상을 제고하고 대통령의 수도 이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 피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